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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Dec 26. 2022

포기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내 삶의 빌드업

- 《우리들의 빌드업》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어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교훈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 책 속 문장을 빌리자면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기회는 온다는 것. 경기장에서는 영원한 강한 팀도 약한 팀도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역대 최다 골이 터진 월드컵이었던 만큼 카타르 월드컵은 끝났어도 축구에 대한 우리 마음속 열기는 계속 이어지겠지요.


이 책은 축구밖에 모르는 축구 유망주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에요. 축구 경기 장면들이 담겨 있어 월드컵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제목의 ‘빌드업(Build-up)’은 축구에서 주로 쓰는 전술 가운데 하나이지요. 수비 지역에서 정교한 패스를 통해 공격 진영을 유지하여 골문까지 이르는 전술이에요. 빌드업을 할 때에는 공의 주도권을 쥐고 상대팀 진영까지 한 단계 한 단계, 정교하고 정확한 패스를 이용해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해요.


만약 상대팀 진영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공을 빼앗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하나지요. 공을 되찾아 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요. 빌드업을 할 때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어요. 혼자가 아닌 ‘팀’으로 작전을 펼쳐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 천강호의 삶도 그렇게 빌드업돼요. 공을 빼앗겼다면 곧 되찾아 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고, 다른 팀원들과 연대해 전략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거지요.


《우리들의 빌드업》최민경 지음 l 출판사 책담 l 가격 1만2000원


어느 날, 강호는 학교 연습경기에서 친구 태수에게 태클을 걸었다가 태수를 다치게 해요. 강호의 태클로 꿈을 잃게 된 태수는 강호를 원망하고 주위 사람들도 강호를 비난해요. 급기야 이 일로 인해 강호 역시 그토록 바라던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포기하기에 이르러요.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만약 강호에게 다시 공을 잡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보라며 등을 두드려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강호의 방황이 조금은 짧아지지 않았겠냐고 질문을 던져요.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보면 강호의 시간은 불행하게만 흐르지는 않았어요. 나비가 고치를 찢고 나와야 푸른 창공을 날 수 있듯 날개의 힘을 기르는 시간이었으니까요. 결국 강호는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를 만나 오랜 방황의 터널을 걸어 나올 수 있게 돼요. 그 터널의 끝엔 꿈에 그리던 그라운드가 있었지요. 강호는 다시 축구 경기장으로 힘차게 달려 가요.


빌드업 전 강호는 팀원들을 믿기보다 혼자의 힘으로 승부를 보려는 마음이 강했어요. 혼자서 수비수들 사이를 헤치고 슛까지 날리려 했지요. 그러나 날개의 힘을 기르는 시간을 보낸 이후에는 축구부 팀원들 한 명 한 명이 흘리는 땀방울을 보고 그들의 간절함을 느끼며 함께 골대로 나아가는 강호로 변해요.


꿈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또는 꿈을 잃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 이 책 속 강호의 경기를 떠올려보세요. 다시 뛰는 강호의 이야기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고 앞으로 더욱 강해질 테니까요. 더 많이 실수하고 더 많이 실패해도 괜찮아요. 다만 여러분 안의 강호를 믿는 것에서부터 빌드업은 시작돼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12월 26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ie/2022/12/26/XGHZOCJR6ZHIJLH2K6NLM4I6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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