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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Sep 10. 2023

빠져드는 봄날 스릴러

- 짝꿍 : 이두온x서미애

1. 오늘 소개할 책은?

서미애와 이두온이라는 재능 있는 두 작가의 북 컬래버레이션 《짝꿍 : 이두온x서미애》이다. 방송 작가로 15년 넘게 활동하면서 수많은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영화 시나리오 등을 종횡무진하며 20년 넘는 시간 동안 스릴러 작품을 써온 서미애의 소설 <이렇게 자상한 복수>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신진 작가 이두온의 소설 <더없이 중요한 시기> 두 작품을 엮은 소설집인데, ‘복수’라는 키워드를 공유한다. 이 책은 안전가옥이라는 출판사의 ‘쇼-트’ 시리즈 중 열한 번째 책이자 ‘짝꿍’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이 책의 제목 ‘짝꿍’은 장르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기성 작가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신진 작가의 작품을 함께 엮음으로써 장르문학의 오늘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프로젝트이다.     


2. 기성작가와 신인작가의 만남이라, 그렇다면 ‘복수’라는 주제가 두 이야기에서 각각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궁금하다. 먼저, <이렇게 자상한 복수>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요즘 ‘학교폭력’이 전반적으로 이슈이고 그를 다룬 드라마 또한 핫하지 않나. <더 글로리>를 보는데 이 소설이 떠올랐다. 주인공은 ‘성호’라는 인물로, 파리 유학을 마치고 현재 건축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가 성공의 정점에 올라 유명해졌을 때 그의 과거에 대한 학폭 고발이 넷상을 뜨겁게 달군다. 그런데 성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과거에 학폭 가해자였는지 떠오르지가 않는다. 그는 폭로의 배후를 추적하며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자신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 어떤 행동을 했는지 묻게 되는데, 그러면서 어떤 진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여기에 반전으로 그의 인생을 정조준한 어떤 사람에 대한 서사가 등장한다. 이 작품을 통해 서미애 작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지극히 잔인하면서도 순수한 어떤 일이 벌어지곤 하는 장소가 '학교'임을 이야기한다. 또한 의도치 않은 악행이 불러온 결과가 인과응보처럼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인생의 진리를 전하고 있다.     


3. 그렇다면 <더없이 중요한 시기>는 어떠한가?

이 작품도 시의성이 있다. 요즘 우리가 자주 얘기하는 ‘촉법소년’을 소재로 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중학생 태이와 예빈은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원인 제공자에게 복수를 가하고자 힘을 모은다. 육상 유망주이자 경쟁자인 둘은 태이의 언니의 남자친구이자 과외 선생님인 재우의 차를 탈취하기도 하고, 자신들을 추격하는 사람을 따돌리기 위해 문이 닫히기 일보직전인 지하철로 뛰어들기도 하는 등 위험천만한 추격전을 펼친다. 이쯤 하면 그들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궁금할 텐데 그들은 달리기의 부상으로 인한 고통을 줄여줄 약을 간절히 찾고 있다. 그 약은 예빈 엄마에게 있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결국 이 작품은 안정된 미래를 위한 길이라며 중학생들의 등을 떠미는 '부모들의 양육법'에 제대로 반항하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최근 드라마 <일타스캔들> 속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4. 두 소설 모두 복수의 결과를 다루면서도, 복수란, 그걸 원하는 사람과 대상 모두에게,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듯하다.

맞다.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서미애, 이두온 두 작가가 각각 그들의 독특한 강점과 글쓰기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서로 다른 관점에서 ‘복수’라는 주제에 접근한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있는데도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만큼 쉽게, 술술 읽힌다. 영화로 치자면 <이렇게 자상한 복수>는 심리 스릴러 같고 <더없이 중요한 시기>는 납치극 같다.       


5. 청취자들은 이 책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 책은 청취자 여러분을 계속 긴장하게 만들, 매력적인 텍스트다. ‘복수’라는 주제를 미묘하게 파고들 뿐만 아니라 잘 발달된 캐릭터와 줄거리가 끝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소설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의 심리적 깊이를 헤아리며 책을 읽다 보면 복수의 본질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자상한 복수>의 한 구절을 읽어드리며 마친다.


  ˝너를 이렇게 만든 게 내 탓인 것 같니? 아니,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이건 다 네가 저지른 짓의 결과야. 18년 전의 너와 지금의 네가 힘을 합쳐서 자신을 벼랑으로 민 거지. 내 손으로 널 죽일 필요도 없었어, 넌 스스로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으니까.˝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3년 3월 30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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