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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Oct 03. 2023

Saving the Planet

- One Bite at a Time: Why Vegetarianism

기후 위기 대응과 동물 복지, 인간의 건강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책이에요. 공장식 축산이 윤리적 문제와 환경 파괴를 초래하는 이유 등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채식 관련 책들은 아주 많지만 그 가운데 이 책이 독특한 점은 영화감독, 교수, 셰프, 가수, 의사 5명의 각계각층 전문가가 각자의 관점에 따라 채식을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는 거예요. 이에 더해 직접 체험하고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채식의 중요성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도 알려줘요. 이를 통해 채식을 접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먼저 황윤 영화감독은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채식을 선택했어요. 황윤 감독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동물인 소, 돼지, 닭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 코끼리, 호랑이를 보면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에게 보여주는 그림책 속에서 돼지들이 푸른 초원을 해맑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게 돼요. 문득 본인이 한 번도 살아 있는 돼지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황윤 감독은 돼지를 돼지답게 기르는 소규모 생태 농장과 공장식 축산 농장을 찾아가게 돼요. 소규모 생태 농장에서 돼지들은 볏짚을 가지고 놀고 있었지만 공장식 축산 농장의 암퇘지들은 ‘스톨’이라는 감금틀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임신, 출산을 반복하다 새끼 낳는 ‘성적’이 떨어지면 도살장에 보내졌어요. 황윤 감독은 육식이 전 세계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료 생산 및 축산 시설 운영 등과 같은 과정에서 대량의 자원 소비와 오염을 초래한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라난 돼지들을 먹는 우리도 건강하기 힘들다고 말해요.


최훈 교수는 윤리적인 이유에서 채식을 선택했고요. 안백린 셰프는 채식은 맛없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채식을 하고 채식 요리를 만들어요. 전범선 가수는 채식이 단순히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이의철 전문의는 자연식물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건강 전문가의 입장에서 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요.


잡식을 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채식을 하도록 설득하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따라서 이에 대한 논리적 설득성을 갖추기 위해 이 책은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하는 각계각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거예요.  


《채식하는 이유》  황윤 외 지음 l 출판사 나무를심는사람들 l 가격 1만5000원


이 책에서는 한 명의 완벽한 채식인보다는 고기를 덜 먹는 99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해요. 《사피엔스》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가디언>지 칼럼에서 “공장식 축산은 역사상 최악의 범죄 중 하나”라고 주장했어요. 비폭력 평화 운동의 상징인 마하트마 간디도 “한 사회가 도덕적인 사회인지를 보려면 그 사회가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지요. 약자에 대한 폭력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동물들에게 잔인한 사회는 어린이,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폭력적이고, 동물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사회는 인간 약자에게도 친절한 사회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이처럼 채식은 단순히 식습관의 변화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큰 변화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어요.


오늘 이 지면을 통해 채식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생겼거나 이제부터 채식을 시작하고 싶다면, 또는 이미 채식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요. 학교 급식에서 채식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를 뜻하는 ‘채식선택권’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알아보세요.


김미향 콘텐츠 미디어 랩 에디튜드 대표·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3년 4월 24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ie/2023/04/24/WMBNNF3O4ND37NLJEWEF6NLV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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