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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Nov 12. 2023

점점 더 심해지는 고독과 소외,  투쟁 영역의 페이소스

『투쟁 영역의 확장』 (미셸 우엘벡 지음 / 용경식 옮김 / 열린책들)


『투쟁 영역의 확장』은 컴퓨터 엔지니어인 화자를 중심으로 현대인들의 고독과 소외, 자본주의사회의 병폐, 계급화된 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영화 <her>의 주인공 테오도르를 연상시킨다.



미셸 우엘벡이 『투쟁 영역의 확장』을 쓰던 1994년 이후, 세계는 그 속의 풍경 외피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그저 씁쓸해진다. 시간은 그저 흘러간다. 그 시간 속에는 어떤 아름다움도 어떤 파동도 없다. 삶을 향한 욕망도 없다. 그저 본능만 있을 뿐이다. 어쩌면 우리의 고독과 소외는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할 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이 아무리 1990년대 초반 소설이라는 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투쟁 영역의 확장』은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아니, 웃음이 나오지 않는 블랙 코미디이며, 볕을 쬐며 비로소 자유로움을 느끼는 주인공을 통해서는 제목과는 달리 전혀 확장되지도 못하고 확장될 수도 없는 투쟁 영역의 페이소스만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읽는 이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에는 정신분열적이고 과격하게 동적인 화자의 내면도 한몫하리라.


한 손에 쥐고 읽기 편한 분량에, 단문들로 이뤄져 쉽게 읽힌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김미향 / 출판평론가, 에세이스트, 콘텐츠 미디어 랩 에디튜드 대표)



2023년 10월 30일(화) <스포츠경향> '출판숏평'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144/0000921801?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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