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편집의 맛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뭉치 Nov 06. 2023

파격, 자유, 침묵, 모두의 것, 먼지, 뒷면, 비명



《밤이면 건방진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었다》김수영 외 지음 l 편집부 엮음  l 출판사 민음사 l 가격 10000원


시 선집인 이 책에는 김수영, 김춘수, 김종삼, 이성부, 강은교, 장정일, 허연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 일곱 시인의 시가 각각 다섯 편씩 수록돼 있어요. 각각 ‘파격, 자유, 침묵, 모두의 것, 먼지, 뒷면, 비명’이라는 시의 색깔을 보여주는 이들이지요.


예를 들어,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벼」)라는 구절로 잘 알려진 이성부 시인의 시들은 개인들을 결합시키는 시, 모두의 것인 시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요. 그래서 이성부 시의 화자들은 언젠가 “일어서서 가야” 할 때를 대비해 이 책의 제목처럼 밤이 되면 “구멍난 바지 가랑이의 시대”가 담긴 건방진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듣는(「우리들의 양식」) 거래요. 이처럼 한국 현대 시사(詩史)에 굳건히 자리 잡은 시인들의 시 35편을 통해 교과서에서만 봤었던 우리 시의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어렵게만 보였던 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이 책을 읽을 때는 시의 제목과 시인의 이름을 먼저 살펴보세요. 책에는 시인들의 약력이 간단하게만 정리돼 있지만 한국 현대 시사에서 중요한 이들이니 따로 온라인에서 더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시인의 성향과 시의 특징 등 시를 깊이 이해하는 데에 더욱 도움이 될 거예요. 한편, 시의 제목은 시의 주제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에 차분하게 살피는 게 중요해요.


이어서 시를 읽을 때는 시의 형식과 표현 방식에 주목해 보세요. 시의 형식은 시의 분위기나 주제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시의 표현법은 시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시를 다 읽고 나서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정리해 보세요. 이 책의 편집자는 이렇게 말해요. “소설을 읽으며 세상에 질문하는 법을 배운다면 시를 읽으며 우리는 나 자신에게 질문하는 법을 배”운다고요. 시를 읽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읽은 시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보세요. 시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시인은 세상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 감상을 시로 표현하지요. 이 책에 실린 우리나라의 명시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을 통해 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길 기대해요.  



김미향 콘텐츠 스타트업 에디튜드 대표·작가




2023년 11월 6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ie/2023/11/06/VAJFVKGCKBBS7HJTQR5DQ2YDDY/

이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김뭉치의 브런치를 구독해 주세요.


이 글을 읽고 김뭉치가 궁금해졌다면 김뭉치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 주세요.

https://www.instagram.com/edit_or_h/?hl=ko


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알라딘 http://asq.kr/XE1p

인터파크 http://asq.kr/PH2QwV

예스24 http://asq.kr/tU8tzB


매거진의 이전글 불완전한 나이'기에' 아름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