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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May 27. 2024

꿈을 소재로 빚어낸 환상의 세계

《꿈술사의 환상상점》   이효린 지음 l 출판사 서랍의날씨 l 가격 1만6900원



‘꿈’을 소재로 한 장편 판타지 소설이에요. 스토리는 꿈왕국과 현실세계를 넘나들지요.


주인공은 꿈 왕국의 왕자이자 꿈술사인 카셀이에요. ‘꿈 왕국’은 꿈속 세상에 존재하는 곳이지요. ‘꿈술사’란 꿈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이미 있는 꿈속에 들어가 그 꿈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을 말해요.


꿈 왕국의 왕자 카셀은 18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다 깨게 돼요. 그날은 드림이터가 왕궁에 쳐들어온 날이었죠.


‘드림이터’는 꿈에 대한 탐욕으로 가득 찬 거대한 용이에요. 꿈 왕국에서 재배하는 꿈을 붙잡아 전부 입에 집어넣기 위해 꿈 왕국의 땅을 짓밟는 무서운 존재이지요.


꿈 왕국의 왕자로서 카셀은 그런 드림이터와 맞서 싸워야 했지만 너무나도 무서워 현실세계로 도망치는 것을 택하고 말아요. 그때, 카셀이 가지고 있던 드림스톤이 드림이터의 거대한 발톱에 스쳐 일곱 조각으로 부서지고 말아요. 그중 한 조각은 카셀의 손바닥에 깊이 박혀 카셀과 함께 현실세계로 넘어왔고요.


현실세계로 넘어온 카셀은 꿈요정 ‘팅글’과 함께 ‘윤슬’이라는 14세 여자아이의 집으로 떨어졌어요.  현실세계에서 살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고, 카셀은 윤슬의 아이디어에 따라 꿈을 판매해 돈을 벌기로 결심해요. ‘꿈술사의 환상상점’을 개업해서 말이에요. 카셀의 꿈술사로서의 재능을 발휘해 손님들이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는 거죠.


좁은 길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고, 시간의 흐름을 벗어난 듯한 골목 가장 구석진 곳에서 ‘꿈술사의 환상상점’은 영업을 시작해요.  잠을 잘 수 있는 ‘꿈의 방’에 입장한 손님은 카셀이 주는 차 한잔을 마신 후 잠이 듭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꿈을 비로소 꾸게 되지요.


이렇게 카셀이 현실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이, 꿈 왕국은 폐허가 되어 버렸고 드림이터는 점점 더 커지며 진화해 갔어요. 그리고는 카셀의 영업도 방해했죠. 카셀이 손님이 원하는 꿈을 꾸게 하려고 하면 손님의 꿈에 드림이터가 개입했어요.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살인마가 되는 손님도 나타났죠. 윤슬의 부모님까지 공격해 꿈을 잃은 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만들었고요.


도망치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동안엔 도움이 됐어요.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고 보니 카셀은 이제 더 이상 도망칠 수만은 없다는 걸 깨닫게 돼요.


고민하던 카셀은 혼자서는 거대한 드림이터를 상대하기 어려우니 사라진 드림스톤 여섯 조각을 찾아 그 힘을 빌려 드림이터와의 전투를 치르기로 결심해요. 산산이 흩어진 드림스톤 조각들을 찾아 하나로 만들면 드림이터를 상대할 수도 있으리란 희망을 가진 거죠. 이 과정에서 카셀과 윤슬의 운명적인 관계의 비밀이 밝혀져요. 윤슬은 드림스톤의 힘을 이어받았던 사람이었고, 카셀을 위해 드림이터와 마지막까지 싸워 결국 드림이터에 의해 꿈이 먹혀버린 온 세상을 구해요.


이 책은 단순한 판타지 소설을 넘어서 중요한 교훈을 전해요. 연대와 용기, 책임감, 그리고 꿈과 희망의 힘에 대한 메시지 말이에요. 두려움에 도망치기만 했던 카셀이 윤슬의 격려와 도움으로 끝내 윤슬과 함께 드림이터와 맞서 싸우기까지의 과정은 연대와 용기의 중요성을 보여주지요. 사실상 이 책에 등장하는 드림이터는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두려움'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두려움과 맞서 싸우며 카셀과 윤슬은 성장하지요.


또 꿈 왕국의 왕자로서 카셀은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요. 현실세계로 도망쳤을 때 그는 자신의 책임을 피했지만, 결국엔 다시 돌아가 왕국을 재건하지요.


이 책에서 끊임없이 얘기되는 '꿈'은 현실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요. 카셀이 손님들에게 꿈을 판매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는 것은 희망의 중요성을 상징하지요. 꿈이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예요.


이러한 이 책의 메시지들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서 용기와 책임감을 가지고 꿈을 꾸며 나아가도록 힘을 주지요. 비록 지금 겁에 질려 있더라도 괜찮아요. 카셀이 윤슬과 함께 드림이터에 맞섰듯 주위에 있는 힘이 되는 존재들과 함께 맞서면 더 이상 두려울 건 없을 거예요. 꿈꾸는 사람이라면 늦더라도 꼭 꿈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4년 5월 27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5/26/20240526013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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