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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Mar 18. 2019

자, 모두 힙hip해지세요

- 마감 중 만난 문장들

어쩌면 <기획회의>가 주목한 독서 ‘모임’에 답이 있다. 방금 나는 독서 대신 ‘모임’을 강조했다. 전국 곳곳에서 중구난방 유행하는 독서모임을 둘러싼 이야기 속에서 정작 강조되는 것은 ‘책읽기’ 자체가 아니다. 책 읽는 ‘사람’과 그런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연결’이 중요하다. ‘사람’과 ‘연결.’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른 사람이 그렇듯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연결을 원한다. 같은 책을 읽고서 감상을 나누고, 자신의 마음을 흔든 또 다른 책과 작가를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욕망. 책이 더 이상 소통의 중심에 서 있지 않은 시대에 역설적으로 이런 욕망은 더욱더 강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책 읽는 다른 사람을 찾아서 연결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때로는 책읽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조차도 책을 통한 연결을 갈망한다. 책읽기가 희소해진 시대에 그것이 역설적으로 ‘힙hip’해졌기 때문이다. 모두 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시대에 책은 ‘티 내기’ 좋은 수단이다. 그런 힙한 일을 함께하고 싶어서, 또 그렇게 힙한 사람과 연결하고 싶어서 누군가는 독서모임을 찾는다. 그러니 “독서모임에서 책은 뒷전이고 사교나 연애가 우선한다”고 눈을 치켜뜨는 일이야말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이다. 지금 그런 모임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가 바로 책읽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책 읽는 ‘사람’, 또 그런 사람과의 ‘연결’에 관심이 쏠린 탓이니까.


- 강양구 지식 큐레이터,  <기획회의> 484호 '책 안 팔리는 시대, 독서모임 왜 뜰까?' 인트로 「책 읽는 사람의 느슨한 독서 공동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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