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상실의 이야기

- <어벤져스 : 엔드게임>과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것

by 김뭉치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것은 대체 무엇일까.



언젠가부터 우리 시대가 무언가를 상실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잃어버렸으나 그것을 잃어버리기 전의 기억이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으므로 끝없이 상실의 대상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나. 이것이 9.11 테러 이후인지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인지 세월호 사건 이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과거에 우리가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던 그때가 우리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내겐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거대한 상실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들은 인피니티 워 이후 저마다 자신들의 가족, 친구를 상실하고 그 고통에 심지어 자기 자신도 잃어버린다(토르).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저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어벤져스들은 그 과정에서 한 번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그러고 나면 아이언맨은 아버지 하워드를 만나고 토르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고 캡틴 아메리카는 페기를 만나는 등 저마다의 상실과 조우한다. 그래서 어떻게 되냐고?



상실이 지나간 자리에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사라진 것을 가슴에 품고, 안고, 견디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을 수도 있고 술에 영혼과 육신을 저당 잡힐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버티고, 상실이 헛되지 않게 애쓸 수밖에 없다. 사라지고 잃어버린 것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상실감은 우리의 동반자니까. 애거사 크리스티의 말마따나 그 동반자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상실과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게 답이다. 언제나 쉬운 일은 아니지만.



2018년 5월 25일, 엄마가 돌아가신 그 봄날 이후로 내게는 거의 모든 이야기가 상실의 테마로 다가오고,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각자의 색깔로 변주될 뿐이라고 여겨진다. 나만의 상실이 아니라 모두의 상실임을 느끼고 싶은 걸까, 아니면 나의 상실을 받아들이는 데에 다른 이들의 상실이 필요한 걸까.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상실이 비단 '엄마를 잃어버린 딸'인 나 개인의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 전체가 겪고 있는 고통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대상보다 더 중요한 건 상실 이후의 삶이다. 상실 위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 어벤져스에게는 인피니티 스톤이 필요했다. 사라진 그 무엇이 묻힌 자리에 꽃을 피우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상실 이후의 삶보다 더 중요한 건 삶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일 테다. 엄마를 잃고 내가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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