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에 대한 우리의 부채감에 관하여

- 영화 <서치>와 엄마의 죽음, 그리고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

by 김뭉치

영화 <서치>는 실종된 딸을 찾는 아빠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영화의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정서적 축은 엄마의 죽음을 남겨진 가족이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죽은 엄마의 빈자리가 아빠와 딸에겐 너무나도 크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 봐 엄마의 이야기를 각자의 가슴에 묻는다. 때로 딸은 아빠 앞에 엄마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자신의 고통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하지만 전형적인 동양인 아버지인 데이비드에게 목구멍까지 차오른 엄마 이야기를 차마 할 수가 없다. 데이비드 역시 텅 비어버린 채로 자신의 아픔을 속으로 삭이고만 있다. 딸 몰래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으며 불면의 밤을 달래고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 말이다. 어쩐지 나의 아빠가 떠오르는 영화였다.


딸이 좋은 성적을 받자 데이비드는 "엄마도 분명 자랑스러워할 거야"라는 아이메시지를 썼다가 지운다. 그때 우리는 데이비드가 썼다가 지운 문자 메시지에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게 발화점이 되어 마지막에 결국 데이비드가 그 문자메시지를 딸에게 전송했을 때, 관객은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가족의 죽음 이후 남겨진 또 다른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병으로 죽은 엄마의 죽음 앞에서도 남겨진 가족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데 하다못해 자살 유가족들은 어떨까. 자살 유가족들은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특히 다른 사람의 죽음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들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자살 유가족들은 항상 손가락질에 시달려야 한다. 가족이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이 자살을 했을까. 그 죽음에 남겨진 가족들은 책임이 없을까. 자살 유가족들은 그러한 손가락질 속에서 죄책감을 내면화한다. ‘나 때문일지도 몰라’에서 ‘나 때문이야’로 번지는 건 순식간이다.


우리 가족 역시 아직도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엄마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을까. 우리에겐 책임이 없을까. 우리가 뭘 잘못했을까. 단 한 번이라도 엄마가 이해받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었을까. 켄 리우는 ‘내가 낳은 아이들이 부모로서의 나를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종이 동물원」이라는 소설을 썼다고 했다. 중국인 엄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스스로를 '미국인'이라 여기는 아들 잭과 엄마의 갈등이 이 작품엔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우리 엄마도 켄 리우 같은 두려움을 느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콕콕 쑤셔온다.


남겨진 가족들은 오늘도 엄마와의 과거를 톺아본다. 그 과거는 때로 애틋하고 때로 따뜻하다. 그럼에도 회상을 멈출 수 없는 건 그렇게 하는 것이 엄마를 추억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모성에 대한 우리 모두의 부채감은 끊임없이 엄마를 반추하게 한다. 한 죽음은 지속적으로 삶을 환기시킨다. 많이 고통스럽더라도 엄마를 그리는 일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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