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쏟아졌다. 악몽들은 끝이 없었다. 꿈속의 꿈이, 그 안의 또 꿈이, 꿈 안에 꿈이 계속됐다. 꿈의 마트료시카 같았다. 곱슬거리는 금발을 치렁하게 늘어뜨린 신화 속 여성이 시체처럼 쓰러져 있었다. 그 꿈을 꾸는 나 역시 시체처럼 방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부드러운 갈색의, 결이 살아 있는 목조 이층침대가 사방에서 나를 에워싸고 있었다. 방에는 어둠이 스몄다. 해는 점점 사위어갔고 방안은 푸르스름해지더니 그만 짙어졌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노려봤다. 나는 움직이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꿈의 꺼풀을 한 겹 벗기니 나는 내 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남편이 잠옷을 입고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한치의 미동도 없이 굳어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왜 그러는지 묻고 싶었으나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손끝과 남편을 번갈아 바라보며, 아니 실상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집중했다. 가위에 눌리고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우자고 생각했다. 두 번의 시도를 하는 동안 시간은 영겁처럼 흘렀고 나는 겨우 깨어났지만 잠의 무게가 나를 짓눌렀다. 지척에 바다가 있는 공터는 우리 집이었다. 컨테이너 같은 집들이 디귿자 형태로 늘어서 있었다. 그중 오른쪽 맨끝이 우리 집이었다. 한참동안 열쇠를 찾는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헐렁한 검정 양복을 입은 남자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왔다. 집 문을 열면 그도 함께 들어올 것 같았다. 나는 집을 등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도 따라왔고 이어서 오른쪽에서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났다. 나를 따라오던 남자가 내게 지분거렸다. 나는 입꼬리 한쪽을 올린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 그때 양쪽에서 남자들이 내 입을 막고 나를 바다로 끌고 갔다. 꿈이 쏟아졌다. 악몽들은 끝이 없었다. 꿈속의 꿈이, 그 안의 또 꿈이, 꿈 안에 꿈이 계속됐다. 꿈의 마트료시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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