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에서 건축가 유동룡의 둘째 딸은 작품 말미 이렇게 말한다(정확한 워딩은 아닌데, 대충 아래와 같은 뉘앙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에 꿈에 나와 말씀하셨어요.
“요즘 천국 국립미술관을 설계하느라 바쁘단다. 그래서 좀처럼 보러 올 수가 없어.”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끊임없이 고인을 호출한다. 그렇게 고인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부활하기를 고대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속 총에 맞아 죽은 일라이자에게 아가미가 생겨 또 다른 존재로 부활한 것처럼, <판의 미로>의 오필리아가 죽어서 지하왕국의 공주가 된 것처럼, 나 역시 끝까지 나를 위해 희생한 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나의 엄마가 아주 아름답고 좋은 존재로 부활했길, 그렇게 그녀 삶이 보상받길 간절히 바란다. 어쩌면 그래서 아빠도 엄마가 선녀로 부활한 꿈을 꿨던 건 아닐지. 그래서 나 역시 엄마가 옥황상제의 측근이 돼 휴가를 받고 지상에 내려온 꿈을 꿨던 건 아닐까 싶다. 나의 엄마는 충분히 그런 보상을 받을만한 존재였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이렇게, 우리 가족은 나의 엄마를 기억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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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