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 박자

월요일의 악몽

by 김뭉치

초인종이 울려 나가 보니 피자배달원이었다. 피자를 받아 드는데 엄마와 아빠가 투닥이는 소리가 들렸다. 배달원이 거실 쪽을 흘깃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를 보는데 어쩐 일인지 인상이 낯익었다. 서글서글하게 큰 눈과 퉁퉁한 볼, 두꺼운 입술이 그러했다. 피자박스를 열어 피자를 먹으려는데 그를 어디서 봤는지 생각이 났다.


저 사람, 어린아이들을 유혹해 끌고 가서 몹쓸 짓을 하는 사람이야!


엄마와 아빠에게 말하자 둘은 부리나케 배달원을 잡으러 쫓아갔다. 나는 천장에 뚫린 좁은 창으로 달빛이 새어 들어오는 걸 바라보며 그 둘을 기다렸다.


잘 해결했어. 그놈, 무릎 꿇렸어.


엄마가 양손바닥을 털며 먼저 들어왔고 이윽고 아빠가 들어왔다. 그런데 나는 또 이상하게 불안해지는 것이었다. 곧이어 온몸의 털이 바짝 섰고 복면을 한 괴한이 천장의 열린 창을 통해 집안으로 침입했다. 그의 손에 들린 날카로운 칼이 달빛을 받아 번쩍였다.



소리를 지르며 깨어났고 남편을 깨워 온 방의 불을 다 켠 뒤에 화장실에 다녀왔다. 꿈속의 엄마가 씩씩해 보여서 그것 하나는 좋았다며 위안 삼았지만 새벽 4시 30분, 놀란 가슴은 한 시간이 지나도 진정되지 않았다. 또다시, 월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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