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 박자

좌충우돌 새해 도전 실패기

feat. 벌써?

by 김뭉치

새 마음 새 뜻으로 산 지 이틀째. 지난해 세웠던 계획들 중 실패했던 것들을 골라 다시 시작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집안일을 한 번도 안 해서(남편 미안 ㅠ.ㅠ) 새해 첫날 남편이 돌린 빨래를 함께 널었고 둘째 날엔 청소를 했다.


회사에서 제일 마른 후배가 새해 결심으로 다이어트를 한다며 아아를 마시는 걸 보고 자극받아 나도 다이어트에 도전하기로 했다. 점심은 쌓인 업무로 입맛을 잃어 자연히 반 공기만 먹었는데 저녁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군고구마 두 개 반으로 해결했다.


지난해엔 팔 굽혀 펴기 몇 번과 홈트 세 번 이후 숨쉬기와 걷기 외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올해엔 매일 홈트레이닝을 제대로 하기로 결심했다. 동영상을 보며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데 척추 수술 이후 제대로 펴지지 않는 다리를 무리하게 펴려고 시도했던 탓일까. 이제 영상 속 스트레칭은 첫 단계일 뿐인데 내 다리는 쥐가 나 뻣뻣하게 굳어갔고 한 시간 동안 양 다리를 마사지기로 풀어줘야 했다! ;ㅅ;


진정 내 몸은 유리 몸이란 말인가. 그것도 아니면 굳어질 대로 굳어져 버린 석고 몸?


다이어트에도 무리가 따랐다. 잘 참나 했는데 포크너의《곰》 4장을 읽고 있던 자정쯤 배가 고파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너무 배고파 식은땀이 나고 잠도 오지 않았다. 하릴없이 일어나 후라이에 현미찹쌀밥 3분의 2를 김과 함께 선 채로 먹었다. 귤 네 알과 아빠가 준 롤케이크까지 그야말로 야식 폭식을 하고 나니 자괴감이 들었다. 내 인생에 다이어트가 도무지 가능이나 한 것인가!


이렇듯 나는 실패 같은 새 마음 새 뜻 시도를 한 뒤 어쩐지 어제보다 오늘 더 뚠뚠해진 몸으로 2020년의 세 번째 날을 맞았다. 그래도 시도하는 나는 시도하지 않던 지난해의 나보다 아름다울지니,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새해 나의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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