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넷째 주

by 김뭉치

2020년 7월 20일 월요일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하다 새벽녘에 일어났다.


1.

꿈에 문학동네가 나왔다.


2.

선거가 있었다.


2020년 7월 21일 화요일

새벽 한 시에 깨어 두 시 반에 샤워를 하고 이후 내내 잠들지 못하다 새벽 네 시 사십 분에야 잠들 수 있었다. 잠들었던 시간은 채 한 시간도 안 되었다. 그 사이 많은 꿈을 꾸었는데 그러고 나자 비로소 자다 깬 느낌이 들었지만 곧 피로가 밀려들었다.


1.

꿈속에서 초등학교 시절 친구가 키즈 유튜버가 됐다. 두 명이었고 둘 다 동창이라 생각했지만 현실과 비교해보면 실상 한 명은 전혀 모르는 인물이었다. 둘은 가발을 쓰고 분장을 한 뒤 유머를 구사했다. 나는 웃었다.


2.

티비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화이트 블라우스에 오렌지색으로 염색한 머리칼을 양갈래로 묶고 있었다. 어려 보였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 가수가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다. 오렌지색 립스틱을 바른 그 가수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2020년 7월 22일 수요일

1.

나는 호크니의 그림 속 모델처럼 방 안에 앉아 있었다. 어두운 방 안의 톤은 진초록색이었다. 진초록의 벽 사이로 햇살 한 줌이 빗금처럼 내려와 있었다. 나는 다리를 모아 그 속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파란색 슬리브리스와 흰색 진 차림이었다.


2.

다른 꿈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3.

삼일 내내 새벽 한 시에 깨어 잠을 못 이루는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2020년 7월 23일 목요일

1.

불면과 불안은 불시에 나를 침입한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 나는 하릴없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 뿐.


2.

가로등 불빛이 고즈넉하게 감도는 밤거리, 나는 정처 없이 쏘다닌다.


3.

누군가를 향해 윙크를 했다. 그 사람은 내게 손하트를 선물했다.


4.

유재석 엠씨가 거리에서 사회를 보고 있었다. 다른 연예인들도 있었다. 거리의 인파에 떠밀려 남편과 나는 엠씨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엠씨의 비말이 안개처럼 흩뿌려져 내 손목에 잔뜩 묻었다. 나는 놀라서 남편을 끌고 그 장소를 빠져나왔다.


2020년 7월 24일 금요일

1.

가족 모두가 교외로 여행을 떠났다. 엄마, 아빠가 좋아할 것 같은 식당으로 갔다. 뻥 뚫린 야외 한옥 오른쪽에는 작은 폭포가 있어 물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전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곳이었고 인터넷 서칭을 통해 알아낸 곳이었는데 막상 와 보니 잘 왔단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아빠가 좋아할 생각을 하니 뿌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생겨 나와 동생은 먼저 집으로 와야 했다. 열한 살 때 살던 아파트가 나왔다. 성인이 되어 살고 있는 우리 집은 여전히 그곳이었다. 인기척을 느낀 것 같아 현관 렌즈를 통해 밖을 살펴보니 사람은 없고 노란 셔츠를 포함한 웬 여행 가방이 그곳에 놓여 있었다.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아빠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전화기를 켜 둔 줄 알았는데 가수 친구가 노래를 부르느라 그만 꺼두었구나. 가수 친구의 녹음실에 구경 왔거든. 너희 집 앞에 온 것 같다. 문 앞에 우리 존재가 있어. 초인종을 눌렀지만 안에 사람이 없는지 아무도 나오질 않는구나. 그럼 잠시 요즘 사태와 관련된 책을 사러 다녀오마. 서점 1열에 한 권이 있고 13열에 내가 찾는 또 다른 책 한 권이 있다는 구나. 시간이 된다면 너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문자를 보고 놀란 나는 동생에게 연락했다. 동생이 데리러 가지 않았는데 엄마 아빠가 고생 고생하며 우리 집으로 왔을 생각을 하니 먹먹했다. "너 엄마 아빠한테 우리가 어디 있다고 알리고 온 거지?"라는 문자를 보냈다(꿈에서 깨고 생각해 보니 이 문자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2.

외숙모께 문자가 왔다. 젤 네일을 하고 금세 제거하지 않으면 손톱이 상할 수 있으니 되도록 젤 네일을 하지 말라는 문자였다.


3.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팀장님과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4.

친구와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 함께 살고 있는 그의 남편이 책상 위 놓여 있던 식물 잎에 핫핑크색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다.


너희 둘이 온다고 해서 함께 국밥을 먹으려 했어.


포스트잇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친구의 남편은 집에 없었다. 우리를 기다리다 지쳐 집 밖으로 나간 모양이라고, 우리는 안타까워했다.


2020년 7월 25일 토요일

나는 높은 산속의 어느 절로 들어갔다. 화려한 불단에는 누군가의 신주가 놓여 있었다. 나는 두 손을 모아 비벼가며 계속 읊조렸다. 위령제였다. 나는 잠을 자는 내내 위령제를 지내는 꿈을 꿨다. 내가 위로하려던 영혼은 어떤 이들이었을까. 평소보다 아주 오래 잤지만 아무래도 잠을 잔 것 같지가 않았다.


2020년 7월 26일 일요일

1.

꿈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일을 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어깨가 뭉쳐 무거웠지만 계속 참아가며 일했다. 원고 교정을 보고 작가들과 통화하고 대표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했다. 이후에는 잡지가 입고돼 택배를 싸고 끌차로 개별 포장한 잡지들을 끊임없이 날랐다. 언제 이 노동이 끝날 것인가, 나는 생각했지만 꿈속에서 퇴근 시간은 다가오지 않았다.


2.

어떤 남자가 꿈에 나왔다. 남자와 나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꿈속에서는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나의 지인이었다. 그러나 꿈에서 깬 지금은 그가 누구였는지, 정말 내가 알던 사람이 맞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는 대체 누구였을까. 과연 현실에 존재하기나 한 사람이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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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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