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글쓰기 강의』
쉽다. 정말 쉽다. 이보다 더 쉬운 글쓰기 입문서가 있을까 싶다. 『영화 글쓰기 강의』 얘기다. 저자는 무려 2005년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에 문학 평론이, <동아일보>에 영화 평론이 당선되어 본격적 평론 활동을 시작한, 신춘문예 3관왕에 빛나는 등단계의 전설 강유정 평론가다.
저자는 부단히 기록할 것을 권한다. 매 순간, 매 시기마다 인간은 변하고 감정도 변한다. 기록은 그 변화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또한 무언가를 기록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사유'다. 기록하기 위해선 사유해야 하고 사유하면 기록해야 한다. 기록한 만큼, 사유한 만큼, 그래서 영화를 좀 더 깊이 보고 읽어내는 만큼, 어쩌면 인간은 조금 더 성장한다.
이 책을 통해 영화를 깊이 읽기 위한 방법들과 캐릭터 분석, 서사 분석, 미장센 분석 등 그냥 대충 뭉뚱그리고 넘어갔던 것들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질문들. 저자의 질문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면 더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을 테다. 예를 들어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배우 이제훈이 맡았던, 승민은 과거 배수지, 서연을 보고 입에 담기 힘든 쌍욕을 했다. 술 취한 그녀가 자취방에 선배와 함께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보고 나서, 왜 승민은 그렇게 심한 욕을 했어야 했나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써보자."(pp. 29-30) 하는 지문에 글로써 답하는 것.
저자의 강의를 들었을 때 기억이 난다. 그때 저자는 내게 좋은 영화 말고 좋지 않았던 영화에 대해서 글을 써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좋은 영화에 대해 왜 좋았는지만 구구절절 말할 것이 아니라 나쁜 영화를 보고 그 영화가 왜 내게 나쁘게 느껴졌는지에 대해서도 써 보라는 말 아니었을까.
어떤 질문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누군가 내게 딱 한 권의 영화 글쓰기 입문서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이 책을 얘기할 것 같다. 제목에 '강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은, 그럼에도 핵심을 잘 전달하는 좋은 글쓰기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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