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엄마들

by 김뭉치

남자들은 맨몸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높은 반면 여자들은 장 본 것, 유모차, 자신이 돌보는 자녀 또는 노인과 관련된 짐을 들고 이동한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런던 여자들은 "도보 이동을 한 후에 도로나 인도에 만족할 확률이 남자들보다 현저히 낮았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걷거나 유모차를 미는 경우가 많아서, 좋지 않은 보행로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일 것이다. 보도가 울퉁불퉁하거나 좁거나 깨져 있고, 도로 설치물을 잘못 배치해서 동선이 복잡하고, 중간중간에 있는 계단이 좁고 가파르면 유모차를 밀고 도시를 돌아다니는 것이 "극도로 힘들다." 이동 시간이 최대 4배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산체스데마다리아가는 말한다. "그러니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엄마들은 어떡하겠는가?"

-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보이지 않는 여자들』, 황가한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20, 원제 : Invisible Women: Exposing Data Bias in a World Designed for Men (2019년), pp. 60-61


-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보이지 않는 여자들』, 황가한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의 『보이지 않는 여자들』을 읽다가 전혀 예상치 못하게 위 부분(pp. 60-61)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철들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엄마는 언제나 내 손을 잡고 걸었다. 그렇다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절엔 어땠겠는가. 엄마의 몸이 망가진 데에는 내 탓이 크련만, 지금까지 나는 그에 대해 단 한 번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를 깨닫고 엄마한테 잘하려고 해 봤자 이미 늦은 지금,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가도 하늘에 계실 엄마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게 된다.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 세상이니 엄마들도 당연히 보이지 않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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