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일 월요일
1.
8월 1일 꿈에 나왔던 필자님이 또 등장하셨다. 필자님과 나는 큰 집 안에 있었다. 반지하, 라고 나는 생각했다. 필자님과 나는 불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 둘은 불어로 일기를 쓰고 있었다. 필자님이 라캉의 『정신분석학 입문』 원서를 가지고 오셔서 그걸로 스터디를 했다. 우리는 공부했다 잠들고 일어나 다시 공부했다. 간간이 수다도 떨었는데 필자님의 딸 이야기가 주였다.
2.
전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디자이너가 꿈에 나왔다. 그녀는 나에게 비즈로 팔찌를 여러 개 만들어 준 적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그 비즈 팔찌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며 거의 매일 착용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는 기뻐하면서 날 위해 준비했다며 조 말론의 보디 크림과 캔들 세트를 선물로 주었다. 향기가 정말 좋았다.
2020년 8월 4일 화요일
총 세 가지의 꿈을 꿨다. 하나는 '지하'와 관련된 꿈이었다. 푸른빛이 먹먹하게 물들 듯 아름다운 책들을 여러 권 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새벽 두 시 반부터 잠에서 깨었다. 네 시 반부터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2020년 8월 5일 수요일
1.
누군가 내게 잘게 썬 오징어를 주었다.
질겅질겅 오징어를 씹었다.
꿈을 꾸고 난 뒤 '오징어'라는 단어를 읊조렸다. 기억했다.
2.
동그란 알의 안경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3.
엄마가 기쁜 얼굴로 등장했다. 우린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었다. 아빠도 있었다.
오늘은 '엄마 글쓰기 워크숍'의 첫날이었다.
엄마는 다 보고 있다.
분명하다.
2020년 8월 6일 목요일
린다 G가 초록색 미디 롱 스커트를 입고 나왔다. 레더 소재의 브라운 스커트도 있었다.
2020년 8월 7일 금요일
친한 친구를 만났다. 우린 어디에 가서 밥을 먹을까 이 곳 저곳 한참을 헤매다 - 그중에는 가파른 철제 계단을 올라야만 갈 수 있는 마트도 있었다 - 산 중턱에 있는 아주 정갈한 레스토랑엘 갔다. 거기는 비프 부르기뇽이 유명한 집이었다.
생각해 보니 전에 햇살이 잘 들이치는 이 레스토랑의 창가에서 미팅을 한 적이 있었다. 비프 부르기뇽 자체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렇게 맛있게 먹은 곳은 아니었다. 그곳의 식기들은 모두 흑색이다.
2020년 8월 8일 토요일
나는 다른 친구와 비프 부르기뇽 레스토랑엘 갔다. 그 친구와 나는 우리들의 친구인 남자 사람과 그의 와이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와이프는 친구의 친구이기도 했다.
2020년 8월 9일 일요일
1.
어제 꿈에 나온 친구 - 실제로는 그렇게 친하지 않다 - 와 나는 짝꿍이었다. 나와 짝꿍은 칠판을 마주 보고 있지 않았다. 책상과 의자의 배열 자체가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었기에 우리는 창가 쪽을 마주해야 했고 창가 쪽에 앉은 아이들은 벽 쪽의 우리를 마주해야 했다. 칠판을 보려면 나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야 했다. 나는 맨 앞자리였다. 교실에선 몇 가지 사건이 일어났다.
2.
전교생이 다 어떤 목욕탕엘 들어갔다. 그것은 화장실마저도 천으로 가림막만 되어 있고, 앉아서 볼일을 봐야 하는 옛날식이었다.
내가 큰일을 보고 싶어 힘을 줄 때마다 아이들이 찾아와 한참을 말을 시켰다. 나중엔 급기야 너네들이 자꾸 말을 시켜 난 볼일도 못 본다고 투덜댔다.
목욕탕이지만 아이들은 모두 옷을 입고 있었고 옷을 입은 채로 젖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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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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