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번째 꿈엔 최근 즐겨 보는 드라마의 남주가 나왔다. 어제에 이어 여전히 그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나의 모습보다는 드라마 속 그의 활약이 주인 꿈이었다.
2.
두 번째 꿈은 기묘했다. 어릴 때 살던 돈암동이었다. 나는 이젠(꿈에서 깬 지금)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대학 동창 1과 함께 다른 동창 2의 팝업 스토어에 갔다. 팝업 스토어에선 동창 2의 남편이 전단지를 주며 우리를 맞았다. 그곳은 휑했는데 그렇게 휑한 게 전시 콘셉트인 것 같았다. 시멘트 바닥에 전단지들이 널려 있었는데 그 전단지가 작품인 것 같았다. 제일 구석 카운터에 앉아 있는 동창 2에게로 가 근황을 묻고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동창 2는 속이 안 좋아 밥을 먹지 못하겠다 했다.
- 왜 그래? 또 장염이야?
- 장염도 있구...
동창 2는 정말 속이 좋지 않은 표정이었다. 동창 2의 남편이 우리 곁에 와 동창 2가 역류성 식도염 증세도 있다고 말해 주었다.
- 나 역류성 식도염 처음 겪어 봐. 진짜 이런 기분인 줄 몰랐어.
동창 2의 쾌차를 빌며 동창 1과 나는 팝업 스토어를 나왔다. 동창 1은 어느새 손에 주꾸미집 전단지를 들고 있었다. 이때부터 동창 1과 동창 2가 한 명의 사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동창 2... 그러니까 동창 1은 원래 주꾸미를 좋아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왔더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동창 1이 투명 우산을 펴고 내 어깨에 손을 올려 나를 본인 옆으로 바짝 당겼다. 밖으로 나가려면 엄청나게 많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만 했다. 계단 앞에 멈춰 서서 나는 내 우산을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 왜? 같이 쓰고 가자.
동창 1이 물었다.
- 아냐. 같이 계단을 오르기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좀 좁기도 하고. 내 우산 엄청 크거든. 그걸 같이 쓰거나 아님 따로따로 쓰고 가자. 팝업스토어에 두고 왔으니 금방 올 수 있어.
동창 1의 물음에 대답을 하곤 나는 부리나케 팝업 스토어로 달려갔다. 까맣고 큰 나의 우산을 가지고 동창 1과 계단을 오르는데 우리 뒤에 세 명의 여고생들이 따라 올라왔다.
계단을 다 오른 동창 1은 허밍을 했는데 나는 그때부터 동창 1을 동창 2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 그 노래,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인데!
- 그래? 이 노래 정말 좋지?
우리는 함께 허밍하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다. 돈암동에 오래 산 나는 꿈속에서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었고 그래서 그곳의 맛집 리스트를 꿰고 있었다. 나는 동창 1에게 이곳저곳의 맛집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속이 별로 좋지 않아 많이 먹지 못할 것 같다던 동창 1은 이내 맛집 이야기에 푹 빠져 본인이 가고 싶은 곳을 결정하고 있었다.
꿈에서 깨고 나니 동창 1과 동창 2를 한 사람으로 생각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무서웠다. 월요일 새벽 6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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