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 취업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능력을 준비하는 사람
그렇다.
취업을 위해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나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다. 흔히 '스펙'이라고들 한다. 사전에는 '도움이 되는'이라고 표기하고 있지 만 이는 틀린 설명이다. 이미 스펙은 상향평준화되어 도움이 되는 스펙을 얻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사회는 우리에게 '취준생'이라는 직업을 주었다.
백수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취업준비생이라는 타이틀은 아직 준비되지 않 은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듯하다. 번듯한 직업을 가지기 위해 노량진에 모 여 명강사를 찾아 그 좁은 교실에 수백 명이 들어앉아있기도 하고, 독서실과 도서관에서 자리를 지키며 청춘을 불태우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이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지망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같이 취업 시장이 좁고 불안정할 때 나라의 녹을 먹으며 사는 것만큼 안정적인 직장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0년을 통째로 날려버린 코로나라는 질병 때문에 공채는 물론이고 알바 자리조차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대학을 졸업해 전공학위를 취득해도 대학에서 학문의 영역으로 배우는 것과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무의 괴리 때문에 다시 학원을 다니고 인강을 듣는다.
전공과 관련 없는 직종으로 나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취업준비생은 무엇을 위해 취업을 하려는 것일까.
꿈과 희망?
어릴 적부터 꿈꿔온 목표?
혹은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 나의 경우는 먹고살기 위해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꿈의 실현은 예전에 잊었다. 꿈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단지 돈을 버는 목표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자소서와 이력서에는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람으로 탈바꿈한다.
아직 내 정체성조차 확실하지 않고 어떤 비전을 가지고 이 회사에, 집단에 헌신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상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나를 끼워 맞춘다.
그래도,
그래도 취업하면 좀 달라질까?
아직 아무 경험도 없는 햇병아리라서 그렇겠지?
나를 증명하고 인정받아 내 안에 있는 뜨거운 무언가를 불태울 그런 드라 마틱한 전개가 분명히 펼쳐지겠지?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희미하고 가느다란 빛줄기만 바라보고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하염없이 걸어가는 이 순간도 너무나도 외롭고 슬픈데 겨우 빠져나간 터널 앞에 또 다른 터널이 있다면 더 서글퍼질 것만 같다.
영혼 없이 목적 없이 내 귀한 시간을 의미도 없는 곳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퇴사 썰의 주인공처럼,
나도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