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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저 Dec 06. 2022

작가는 아니지만 글로 먹고 삽니다

글로 먹고 산지 5년 차입니다

내가 대학교를 졸업할 때는 ‘문송’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문과를 다녀서 죄송’하다는 말의 준말로, 취업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문대생들이 자조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였다. 지금은 문송이라는 단어가 쏙 사라진 것 같다. 아무래도, 전공 대학 할 것 없이 취업이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하고 추측해본다.


문송할만도 한 것이, 영문학을 전공한 내가 대학교에서 4년 동안 배운 것은 소설과 시, 희곡을 읽고 인물과 배경을 분석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 시절에도 순순히 ‘문학’이라는 학문을 가지고 돈을 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처럼 보였다.


그런데 아무리 문송해도 살 길은 있었다. 주재료인 ‘문학’에 양념처럼 다른 능력을 더했더니 어째 밥 먹고 살만한 일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어렸을 때 꿈꾸던 장래희망과 다르다. 내 장래희망은 작가였다. 나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써서, 그것으로 사랑받는 사람. 그것이 내 꿈이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소설 쓰기가 아니지만 비슷한 점은 있다. 글로 밥 벌어먹고 산다는 것이다.


올해로 번역가와 에디터로  먹어 벌고   5 차다. 지금부터 내가 어떻게 글로  먹고 사는지, 문송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써보려고 한다.


사진: Aaron Bu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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