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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Apr 02. 2022

서문으로

드로잉- 남한산성 2

청이 진을 치고

포탄이 행궁으로 날아들었다.

왕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병자호란 47일

궁은 항전과 항복의 말로 엉키고

백성들은 겨울을 견뎠다.*


행궁 지붕선 나란히

충을 이루며 모여 닿고

담장 너머 산이 굽이친다.

성벽을 따른다.

둥글게 휘며 전경이 드넓다.

작은 문 나서니 서문 밖

좁고 가파르다.

길인 듯 길이 아닌 듯

왕은 서문으로 나가 무릎을 꿇었다.


삼전도 비가 섰다.

묻고 묻히며 옛터에 다시 섰다.


*<남한산성> 김 훈, 학고재 2007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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