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디시옹 Aug 23. 2019

글을 위한, 읽기를 위한, 생각을 위한 매체

네이버 블로그에서 브런치로 넘어온 이유

사실 원래 네이버 블로그를 나름 잘 쓰고 있었다.

네이버 특유의 높은 트래픽도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와 제휴가 잘되는 점도 만족스러웠고

내 연령대에 맞는 글도 다음에 비하면 상당히 많아 꽤 만족하고 있었다.


근데 어느 순간이랄까.

아무리 깊은 글이나 분석을 써도

그저 수많은 찌라시성이나 아무 생각 없이 트래픽 높이기 위해 쓰인 글들과 동일하게 취급받으며 올라와있는 내 글들을 보니

어느 시점에서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거시적 관점에서의 부동산 분석글은 해당 지역이 개발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망이나 합리성을 확인시켜주는 찌라시정도로 취급받았고

건축적으로 색감이나 다양한 소재에 대해 써도

그저 좋은 콘텐츠 공급해주니 마케팅적으로 써먹기 좋다고 생각하는지 이웃추가 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무엇보다 글을 쓰는 내내

혼자 떠들고 혼자 이야기하고 듣는 사람은 없거나 듣더라도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로 취급되는

그런 상황이 지속되니 점점 지쳐

점점 네이버 블로그에 애정(?) 눈길이 안 가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위시로 한 사진

틱톡을 위시로 한 동영상과 같은

사진, 영상 매체가 크게 성공하면서

글을 중심으로 한 매체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디자인이나 예쁜 서체 혹은 그림, 사진으로 채운 다양한 매체가 나오지만 인테리어 취급일 뿐이다.

글의 대안이던 브런치의 전신급인 Medium이나 Huffpost 같은 뉴미디어들도 처음 나왔을 때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많이 죽은 듯하다.

네이버 블로그에 기대를 걸었으나 이 마저도 비슷한 결말이었다.


그나마 브런치가 적당히 유저수 있으면서 관리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브런치로 옮겨오기로 했다.

뭐 사실 방문자나 읽는 사람의 수는 네이버에 비해 십 분의 일도 안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만은

공허 속에 소리치는 것보다는 메아리라도 들을 수 있는 곳이 더 좋지 않겠는가?


90년대 인터넷이 태동할 무렵

'하이퍼텍스트'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 전의 서적이 단순히 읽는 개념이었다고 하면

저 하이퍼텍스트란 개념은 그 글을 누르면 책처럼 연속적으로 뒷장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아예 다른 클릭한 것에 연관된 것이 튀어나온다고 붙인 이름이다

(비스무리한데 정확하지는 않으니 궁금하면 알아서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말 그대로 하이퍼텍스트의 시대 아닌가?)


'하이퍼텍스트'라는 개념이 나오고 수많은 매체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저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고 무궁무진하게 활용하는 서비스가 나오 못다는 생각이다.

책의 프레임에 갇혀 서적의 글이 제공해주지 못하는 것을 인터넷의 글이 제공하고 표현해 줄 수 있는데

어쩌면 동영상, 사진, 이모티콘의 기초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이 글인데

빛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넘어가버리는 느낌이라 아쉽기만 하다.



아무튼 난 이렇게 브런치로 왔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 스타일이 외국인들에게 보이는 시선에 대한 반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