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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왕 Feb 06. 2023

인간이 인공지능처럼 생각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

[13화] 生Z세대 2000년대생의 디지털 사고방식 2편

지난 12화 연재에서는 “우리말로 만들어진 영화나 드리마 영상을 볼 때, 한글 자막을 키고 보는 요즘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해당 글에서, “요즘 세대로 갈수록 자막을 켜고 보는 비율이 높을 것이다”라고 예상한 바 있는데, 금주에 다른 나라 사례를 찾아보니 비슷한 조사 결과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Preply가 미국인 1,200명을 대상으로, “얼마나 자주 영상 자막을 사용하나요?(How often do Americans use subtiles?)”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조사 대상 중 절반(50%)에서 자막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세대별로는 Z세대가 가장 높은 비율(70%)로 자막 기능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막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소리가 흐릿하게 잘 들리지 않아서“(72%)였고, 그다음으로는 “억양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61%), 그리고 ”집에서 조용히 시청하기 위하여“(29%)로 나타났습니다.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로는 결국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가 되겠네요.


그러면 우리는 대체 왜(!) 우리는 ”영상 속의 모국어“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걸까요? 이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제작 단계‘와 ‘소리를 듣는 시청 단계’를 나눠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제작 단계를 생각해 보자면, 지난 연재에서 전지은 님께서 댓글로 알려주신 유튜브 영상 “왜 우리  모두에게 지금 자막이 필요하게 됐을까(Why we all need subtitles now)”를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영상의 요지는 “요즘 영상 제작 단계에서 돌비 12와 같은 고품질 음향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환경에서 녹음된 영상 속 음향을 TV나 휴대폰 같은 저질 스피커로 듣는 데는 무리가 있다” 정도가 될 것입니다. 즉, “녹음은 고품질로 제작이 되는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되니 기술적으로 안 들릴 수밖에 없다”가 되겠네요.


그런데, 시청 단계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긴 걸까요? 예전에도 똑같이 영상을 보던 인류의 청각에 갑자기 이상이 생긴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저는 영상 자막 이슈와 최근에 자주 보도가 되고 있는 ‘콜포비아(전화 공포증)‘가 서로 연관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콜포비아 현상을 보고, 누군가는 “기본적인 전화 소통도 못하는 젊은 것들“이라며, (그놈의) MZ세대를 또다시 소환하고 있지만, 저는 그보다는 더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변화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대가 젊어질수록 전화(음성)보다, 텍스트 메시지(문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이는 단순히 대면/비대면의 차이라기보다는 “음성(아날로그)/문자(디지털)” 차이로 대비해서 봐야 합니다.

아날로그와 대비하여, 디지털은 딱딱 최소 단위 숫자로 맞아떨어집니다. 즉, ‘디지털적’이라 함은 분절적이고, 세부적이고, 분석적이며, 계수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적인 문자 소통’ 은 정확하게 옳고, 그름 혹은 흑과 백을 명확하게 나눠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날로그적’이란 말은 전체 맥락적이며, 상황적이고 비유적인 의미를 뜻합니다. ‘아날로그적’인 음성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불분명한 음성신호 사이에서 단어와 의미를 뽑아내 해석해야 하고, 상대방의 목소리톤과 전후 맥락에서 달라지는 의미를 이해해야 하고 통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그러니 ‘디지털적 소통‘에 비해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한 디지털의 세상에서 삶을 살아오며 ‘디지털적 사고방식’을 체득해 온 2000년대생들이 상대적으로 ‘아날로그적 사고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최근 OpenAI 社의 챗GPT(chatGPT)로 전 세계가 떠들썩합니다. 챗GPT는 기존 챗봇 모델의 다소 딱딱하고 답답한 문답을 넘어, 인간 이상의 창의력과 작문 능력을 보여주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챗GPT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한 단어씩을 예측해 가면서 대화를 생성한다고 하는데, 이 학습과정에서 인간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는 Human-in-the-loop (HITL) 방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즉, 인간의 직접적 도움을 받은 ‘컴퓨터’가 드디어 인간처럼 생생하게 말을 하게 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인간이 컴퓨터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애플 CEO 팀 쿡(Tim Cook)은 2017년 MIT 졸업 축사에서  “인공지능(AI)이 컴퓨터에 인간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걱정하지 않지만 인간이 컴퓨터처럼 생각하는 것은 걱정된다” 고 말한 바 있습니다.


챗GPT를 포함한 인공지능이 새로운 혁명을 만들어낸다고 이곳 저곳 난리지만, 우리가 그와 더불어, 현재 신인류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직장 생활이라는 형태로 좁혀서 생각해 본다면, 모든 것이 딱딱 떨어지는 “디지털적 사고”에 익숙한 세대는 명확하게 정해진 업무 안에서 일을 처리하는데 탁월함을 나타낼 것으로 봅니다. 많은 이들이 문해력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읽고 쓰는 능력 자체에 문제를 보이는 일도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 조직 사회를 포함한 현실의 삶 속에서 의사 소통을 포함한 의미 있는 언행들 대부분이  ‘디지털적’으로 딱딱 선명하게 나눠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디지털적 사고’는 언어의 맥락을 바로 캐치하지 못하는 소위 “말귀를 못 알아먹는” 먹을 수 있습니다. 즉, 이 시대에서 새로운 세대가 겪을 수 있는 문제는 ’문해력 저하‘가 아니라 ’언해력 저하‘일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글을 쓰면서 “인공지능 시대의 작가의 미래”에 대해서도 큰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 고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인공지능과 협업하여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일까?> 정도가 되겠네요^^


PS. 새로운 시대와 현장의 인공지능 이슈에 대해서는 남기실 내용이 있으면 편하게 알려주세요!! 저도 빠르게 적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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