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 – 모든 게 한꺼번에 무너졌던 시기

모든 걸 내려놓고 처음으로, 나를 들여다보다

by 디트라


어느날, 내 삶을 지탱하던 모든 게 한꺼번에 무너졌다.
호기롭게 퇴사한 후, 몇 년간 열정을 쏟아 부은 내 브랜드를 접게되었고,
오랜 시간 함께하며 울고, 웃고, 사랑했던 사람과의 연애도 허무하게 끝이났다.



일과 사랑.

내 삶의 중심에 있던 두 축이 거의 동시에 사라졌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공허함을 남겼다.

어떤 감정은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잘지내?'라는 가벼운 안부에도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믿었고,

그때까지만 잘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의지조차 흐릿해지던 날들이었다.



나는 원래 뭐든 혼자 해결하는게 익숙한 사람이다.

기쁜일이든, 슬픈일이든 도움을 요청하는 일에 능숙하지 않았고,

감정을 털어놓는 것은 더더욱 서툴렀다.
그런데 그 시기만큼은

내가 혼자 버틸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파도같은 감정들이 밀려왔다.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건 나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겠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게 내가 처음으로 달라진 지점이었다.

가족에게, 주변인들에게, 전문가에게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나 자신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는 아주 조금씩,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워갔다.

내가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무엇이 나를 계속 붙잡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나를 대하고 싶은지.



지금 이 글은, 그 시간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기록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흔들리던 내가 어떻게 다시 중심을 찾아가고 있는지
나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 남겨두는 문장들이다.



나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무너졌던 마음 위에 나를 다시 꿰매는 시간.
그 실밥 하나하나가,
언젠가 나만의 결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