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와 독자가 만나는 공간 ‘서점과 도서관’

[출판사의 공간들⑤] 출판사는 서점과 도서관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by 임효진

출판사의 공간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다뤄야 할 곳, 바로 서점과 도서관이다. 출판사가 운영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독자가 책을 만나는 곳이니 어쩌면 출판사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공간이 아닐까 싶다.


종이책조차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구매하는 게 대세라지만, 여전히 실물을 직접 만나고 싶어 하는 독자도 많다. 아직까지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좀 더 사랑받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다만 즐기는 방식은 달라졌다. 텍스트(text)보다 컨텍스트(context). 그러니까, 책을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책을 둘러싼 이야기나 분위기에도 관심이 많아진 것이다.


유튜브나 SNS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저자만이 판매량을 보장받고, 모양이 예쁜 책은 일종의 디자인 소품처럼 소장되며, 서점과 카페와 굿즈샵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을 하나의 패션 감각처럼 자랑하는 텍스트힙(Text Hip) 문화가 유행한 지도 오래다. 이런 상황에 맞춰 서점과 도서관도 독자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출판사다. 독자들이 탐낼 만큼 예쁜 책, 흥미를 끄는 제목과 내용, 그리고 독자와 저자의 소통 기회 등을 만드는 데에는 모두 출판사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서점과 도서관이 아무리 고군분투해도 출판사들이 힘을 보태지 않는 이상 독자를 끌어모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출판사는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명쾌한 답변은 못 하겠다. 다만 책을 기획할 때부터 미리 출간 이후의 독자 경험까지 포함해서 구상해야 한다는 말은 할 수 있다. 설마 그럴까 싶지만, 아직도 많은 출판사들(특히 1인 출판사들)이 ‘재밌으니까, 내용이 좋으니까’ 하고 일단 편집부터 시작하곤 한다. 그래봐야 안 팔리고, 안 읽힌다. 이 책이 나왔을 때 어느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독자들과 만날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기획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출발점과 도착점이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책이라는 존재의 모순성은 더 강해지는 것 같다.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화되고 빨라지는 세상에서, 느리게 한 장 한 장 읽어야 하는 가장 아날로그적 매체. 이것은 종이책의 가장 치명적 약점이지만, 어쩌면 가장 강력한 차별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보고, 만지고, 특유의 향기를 맡고, 사각대는 소리를 듣고, 손안의 묵직함을 느끼는 것. 가상공간이 아닌 실제의 공간에서 그 오묘한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출판이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이 아닐까.




연재순서

① 들어가기

② 보관·배송을 위한 공간 '물류창고'

③ 제작을 위한 공간 '인쇄소'

④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은 '사무실'

⑤ 독자를 만나는 공간 '서점과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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