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기능이 훌륭한 책 편집 프로그램

북디자인 소프트웨어 살펴보기③ / 아래아한글(한컴오피스)

by 임효진

연재 순서

인디자인 (Adobe Indisign)

일러스트레이터 (Adobe Illustrator)

한글 (한글과컴퓨터)

MS오피스 (Microsoft Office)

아크로뱃 프로 (Adobe Acrobat Pro)



아래아한글(한컴오피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출판업계에서 인디자인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편집 프로그램은 흔히 '아래아한글'이라 불리는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입니다. 네,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것, 학교와 관공서 등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그 프로그램 맞습니다. 요즘은 한컴오피스라고 해서 여러 가지가 묶여 나오지만, 그중에 주로 쓰이는 건 역시 아래아한글이지요.


(점으로 표시되는 '아래아'는 도무지 웹상에서 쓸 수가 없군요. 여기서 '한글'이라고 쓰면 아래아한글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주세요.)


한글은 출판업계에서 생각보다 많이 쓰입니다. 일단 원고 집필부터 그렇지요. 기업에서는 MS워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집필도 그걸로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만, 편집자들은 한글을 선호합니다. 쓸데없이 글자배치가 바뀌지도 않고, 띄어쓰기도 잡아주고, 원고량 체크도 잘해주고... 그래서 저도 MS워드로 된 원고가 도착해도 굳이굳이 한글로 변환해서 교정을 보지요.


그런데 "인디자인 다음으로 많이 쓴다"는 것은 집필 과정을 말한 게 아니라, 본문 디자인(조판) 작업을 말씀드린 겁니다. 그러니까, 본문조판에서 한글이 널리 쓰인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출판업계 구인구직 게시판을 보면 '한글 편집 가능하신 분'을 찾는 공고가 꽤 자주 올라옵니다.


어디까지 써보셨는지 모르지만, 한글은 생각보다 다양한 기능이 있고, 심지어 꽤 잘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인디자인을 뛰어넘기도 하지요. 특히 표를 만들 때는 인디자인보다 30배 정도 편리합니다.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출판물이나 수험서에는 표가 많이 들어가는데, 이럴 땐 한글 편집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디자인에 비해 가격이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데에 몇 만 원이 안 들고, 혹시 직장에서 사용하고 계신다면 빌려쓰기(?)도 가능하잖아요.


단점은 크게 두 가지. 일단 PDF 변환할 때 번거롭습니다. 인쇄를 넘기려면 반드시 PDF로 변환해야 하거든요. 인쇄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PDF 프로그램은 어도비 아크로뱃인데, 문제는 한글이 아크로뱃과 잘 호환이 안 된다는 겁니다. 한글 자체에도 당연히 PDF 기능은 있지만 오류가 자주 일어납니다. 어도비에서 막은 건지, 아니면 단순히 기술적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현업 관계자로서는 매우 치명적 단점이지요. 물론 어찌저찌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면 가능은 합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이미지의 색상 조합 문제. 인쇄물은 CMYK라는 색상체계를 쓰고, 컴퓨터를 비롯한 모니터는 RGB라는 색상체계를 쓰는데요. 한글은 RGB 모드만 지원합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한글로 사진이나 그림을 넣어 작업했을 때 그걸 인쇄하면 색깔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묘하게 보랏빛이 돈달까요. 그래서 한글 편집은 4도(컬러)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고, 단도(흑백) 작업에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한글의 편집 기능은 어도비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처음 배우는 데에 고생을 좀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배워두면 생각보다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도서 종류에 따라 적당히 활용해보시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한글의 라이벌, MS오피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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