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쓴 글은 없다, 안 읽히는 글만 있을 뿐

잘 읽히는 글쓰기의 중요성①

by 임효진

글쓰기 강의를 하거나 상담을 하다 보면 이렇게 말하는 분이 많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요.”

“저는 글을 너무 못 써서 큰일이에요.”

그럴 때마다 답답합니다. 글을 못 쓴다니, 그럼 대체 어떤 글이 ‘잘 쓴 글’일까요? 과연 세상에 ‘못 쓴 글’이 정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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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쓴 글의 기준은 ‘취향’

미(美)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좋아하는 글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말랑말랑 오글오글한 글은 잘 못 견딥니다. 잘난 척하는 글도 별로예요. 단순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글이 좋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말랑말랑하고 오글오글한 글을 읽으며 달콤한 위로를 받을 것이고, 잘난 척이 아니라 당당함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유머러스한 글 역시 '글 가지고 장난치느냐'며 싫어하는 분도 있으시고요. 결국 잘 쓴 글이라는 건 그냥 취향의 문제가 아닐까요.


글쓰기 요령을 맹목적으로 따를 필요 없다

글 좀 쓴다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글 잘 쓰는 방법’이 몇 가지 있긴 합니다.


문장을 짧게 쓸 것(단문 쓰기)

접속사(그리고, 하지만 등)를 줄일 것

참신한 비유를 활용할 것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쓰지 않으면 결코 '잘 쓴 글'이 될 수 없는 걸까요? 글쎄요,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인기 작가들의 글 중에도 의외로 긴 문장이 많고, 접속사도 곧잘 들어가 있으며, 비유 없이 건조하게 쓴 글도 많거든요. 그러니 ‘글 잘 쓰는 방법’이라는 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쓴 글’은 주관적, ‘잘 읽히는 글’은 객관적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못 쓴 글’은 없지 않느냐고요? 아니요,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안 읽히는 글’입니다. 내용이 어렵고 전문적인 글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쉽게 써도 될 문장을 굳이 어렵게 쓰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분명히 한글인데, 너무 어려운 단어를 잔뜩 써놔서 마치 영어 번역하듯 한 단어씩 해석해야 하는 글을 본 적 있으시지요? 혹은 이 얘기 저 얘기가 뒤섞여 있어서 무슨 말인지 헷갈리는 글을 본 적도 있으실 겁니다. 바로 이런 글을 저는 ‘안 읽히는 글’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글쓰기의 근본적인 가치인 ‘소통’을 잊은 글이라고 봐야 합니다. 일기를 제외한 모든 글은 남과 소통하기 위해 씁니다. 일기는 어차피 나의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쓰는 거라서 별다른 규칙 없이 자유롭게 써도 됩니다. 나만 알아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 밖의 글을 일기처럼 쓰면 곤란합니다. 나만 이해하고, 내 감정만 표현한다고 끝이 아니라 남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최대한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단어와 문장을 배열해야 하지요. 아니, 내가 글을 쓰는데 왜 남들 눈치를 봐야 하느냐고요? 그러면 그냥 일기를 쓰시면 됩니다. 굳이 블로그나 SNS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글쓰기의 핵심은 독자에 대한 배려

물론 내 생각과 감정을 적고 싶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도 계시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생각과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그냥 공개적으로 일기장을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무도 공감하거나 알아주지 않을 테니까요. 독자가 내 말뜻을 오해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준다면 그게 바로 좋은 글입니다.


결론 : 폼나게 쓰려 하지 말고, 단순하게 쓰자

결론은 이것입니다. 어렵고 유식한 어휘를 쓰지 않았다고, 입이 떡 벌어질 멋진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못 쓴 글은 아니라는 것. 글쓰기의 본질은 소통이라는 것.

그러니 어렵고 폼나게 써야 잘 쓴 글이라는 강박은 버리세요. 진짜 좋은 글은 힘을 빼고, 나만의 목소리로 편안하게, 독자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할 때 나옵니다. 잊지 마세요. 세상에 못 쓴 글은 없습니다. 잘 안 읽히는 글만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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