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의 사생활>리뷰
책 한권을 이렇게 질질 끌어가며 읽은 것이 얼마만의 일인지, 마지막 장의 에필로그를 넘기며 생각했다. 나는 이 책 <잡지의 사생활>의 완독을 이룸으로써 비로소 그 일, 잡지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모든 애증을 훌훌 털어버렸다. ‘잡지의 사생활’을 모르지 않으면서 굳이 이 책을 사 읽기로 마음 먹은 것은, 저자에 대한 믿음 때문이기도 했지만(내가 생각하는 가장 달필의 잡지기자가 쓴 책이므로) 그동안 질질 끌어온 잡지를 만드는 일에 대한 미련을, 그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에게 다시 한번 확인함으로써 단념하기 위함 이기도 했다.
비록 업계에 발을 들였다 놨다 다사다난했지만 잡지의 흥망성쇠를 곁에서 목도한 사람으로써, 이 매력적인 매체를 애정하는 구독자로써 이 책이 내게 준 의미는 컸다.
무엇보다 언제나 베일에 싸여있던(업계 밖 사람들에) 이 직업의 특성을 이렇게 담백하고 정확하면서 공식적으로 알려준 사람이 내가 알기론 여태껏 없었다. 이 책이라면 대체 에디터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했던 사람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샤브샤브 같으나마 어쨌든 경험이란 걸 해본 사람으로서 이야기하자면, 이 직업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직업을 오래 붙들 수 없는 이유만큼 확실히 존재한다. 직업으로서 가지는 이점과 단점은 대체로 저자가 지적한 바와 비슷하다. 그러나 나의 경우,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을 상쇄할만큼 이 일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 역시 업계에 잔재하는 악습이라든지 직업으로서 갖는 보편적인 단점들을 정확히 지적하지만 그 모든것들을 차치하고라도 일 자체에 갖는 즐거움에 집중했고, 심지어 발전시켰으며(이 지점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눈에 띄는 업적이 아닐지라도 그의 컨텐츠를 읽는 사람은 알 수 밖에 없다. 꽤 존경스럽다) 무엇보다 버텨냄으로써 지금의 커리어를 완성했다. 그러므로 나의 애증은 ‘버텼더라면'에서 오는 잔변같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쓸모없는. 한때 뜨거웠으나 끝내 미적지근했던 나의 미련을 잘 보내주면서 기념으로 비석같은 리뷰를 남긴다. 에필로그와 편집자, 펴낸곳까지 싹 다 읽고 표지를 덮었다.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