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면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것들(5)
앞서 출판사마다 주로 출간하는 분야와 성향이 다르다는 말을 했다.
아주 뚜렷하게 한 가지 분야만 파고드는 출판사가 있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고루 출간하는 출판사도 있다. 원고를 쓰고 이제 투고를 앞두고 있다면 내 원고를 투고할 출판사를 선별해야 한다.
먼저 내가 쓴 원고의 분야 코너로 향한다. 그리고 서점 매대와 서가에 놓인 책들을 쭉 보면서 내 책과 콘셉트가 가장 유사한 책들을 고른다. 일단 중대형 출판사인지 1인 출판사인지는 따지지 말고 내 책과 비슷한 책을 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찾는다.
만약 내 원고와 콘셉트가 유사한 책이 없다면 같은 분야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중에 제목이나 표지가 끌리는 책들을 고른다. 최대한 많이 고른다. 어차피 한두 군데 출판사에만 투고해서는 승산이 없다. 최소 50군데 이상은 보내봐야 한다.

그렇게 책들을 골랐다면 본문 페이지 앞이나 뒤쪽에 발행일, 지은이 등이 적혀 있는 판권 페이지를 살펴보자.
보통은 이 판권 페이지에 출판사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적혀 있다. 투고를 위해 이메일 주소를 메모하고 여러 책들을 살펴보며 수집한다.

이메일 주소를 적어왔다고 해서 바로 투고 메일을 보내기보다는 출판사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포스트, SNS 등을 검색하여 어떤 생각을 가진 출판사인지 혹은 어떤 성향을 가진 출판사인지를 한번 알아보는 것도 좋다.
나는 SNS에 개인적인 생각들을 종종 적는 편이다.
가끔 책 홍보를 위한 글을 적기도 하지만 개인 계정인 경우에는 홍보보다 나의 생각이나 일상 글을 더 많이 올리는 편이다. 그러다 보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서로 비슷한 관심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알고 있는 분 중에 ‘웹친구로 지내보니 서로 생각이 비슷하고 관심사가 같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애정을 보여줄 수 있는 편집자’라는 이유로 내가 운영하는 출판사를 선택한 작가도 있다.
요즘은 큰 출판사나 작은 출판사나 계약 조건은 비슷하다. 작은 출판사라고 해서 책을 못 만들고 못 파는 것도 아니고, 큰 출판사라고 해서 내 책을 더 잘 팔아준다는 보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고민해봐야 할 것은 출판사의 규모가 아니라,
‘내 원고를 얼마나 잘 이해해주고,
얼마나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내 원고를 잘 다루어 줄
출판사를 만날 수 있을까?’이다.
최대한 그런 출판사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전해들은 이야기 중에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작가가 첫 책 원고를 써서 드디어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출판사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들은 것이다. 그중에 나름대로 이름 좀 들어본 중형 출판사와 작지만 그동안 출간한 책들의 결과가 나쁘지 않은 출판사 중에 고민하다가 작가는 결국 중형 출판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작가의 기대와 달리 출간 후 별다른 홍보도 없고 판매 의지를 보이지 않는 출판사에 적잖이 실망을 하고 마음고생을 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첫 책을 내는 작가일수록 대형 출판사와의 계약을 바라는 경우가 더 많다. 아무래도 남들에게 말할 때 더 폼이 나고 작가도 큰 출판사에서 책이 출간되었다는 데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자기 만족이다. 오히려 책을 몇 권 내본 작가는 작지만 내 원고에 집중해 주는 출판사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중대형 출판사의 경우에는 거의 1~2년 치의 굵직한 출간 계획이 이미 정해져 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출간 계획이 틀어지거나 연기되면 투고 온 원고 중에 빨리 진행하여 판매할 수 있는 것들을 출간한다.
반면에 규모가 작은 출판사나 1인 출판사는 투고 원고가 대형 출판사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외서를 번역하여 내거나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저자를 직접 찾아 나서는 기획출판으로 한 건씩 진행해 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 보니 한 권 한 권 진행하는 책이 잘 팔려야 한다는 긴장감과 중압감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어느 출판사와 함께 책을 만들든 그것은 작가의 선택이다. 무엇이 더 좋고 나쁜 것이 없다. 작가 본인이 만족하면 그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다만,
아무런 기준 없이
출판사를 고르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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