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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원고를 출판하는 여러 가지 방법

작가라면 반드시 알아야할 출판 상식(5)

by 정혜윤

기획출판


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투고하여 계약이 성사되면 작가가 선인세 받고 출간하는 방식을 보통 ‘기획출판’이라고 한다.


또 출판사 기획부에서 ‘이런 주제로 책을 만들면 좋을 텐데’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직접 작가를 섭외하고 서로 구성과 원고에 대해 논의하며 책을 만들어가는 방식도 마찬가지로 ‘기획출판’이다.


기획출판은 판매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거라는 확신이 있을 때 출판사에서 모든 비용을 투자하여 책을 만들고 출간 이후 마케팅에도 엄청난 공을 들이게 된다.


사실 작가 입장에서는 출판사에서 모든 것을 맡고 책임지는 ‘기획출판’으로 출간하는 것이 베스트이고 가장 바라는 출간 방식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자비출판


요즘 200~3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내면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어주는 ‘자비출판’ 방식이라는 것도 있는데 ‘책 한 권이 유통되는 데 드는 비용(https://brunch.co.kr/@siso-writers/4)’이라는 글에서 밝혔듯이 사실상 200~300만 원이라는 돈은 인쇄 부수에 따라 다르지만 종이 값+인쇄비 정도에 불과하다.


자비출판이라고 해서 작가가 출판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가 ‘자비’를 보태어 책을 제작한다는 의미라면 맞는 말이지만. 이러한 자비출판이 활발해진 이유는 일단 출판시장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출판사 입장에서는 ‘팔릴 만한 원고’가 없고, 조금이라도 투자 대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작가와 공동으로 비용을 대고 출간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이다.


또 자비출판만 전문적으로 하는 출판사가 있는데 디자인이나 편집을 내부 인력으로 해결하고 인쇄비 정도만 받아서 출간 종수를 늘리면 어느 정도 운영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 입장에서는 비용을 내야 하기도 하고 출간 후 홍보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장 피하고 싶은 출간 방식이기도 하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간혹 나도 ‘자비출판’을 권할 때가 있다.


독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 분야의 원고를 받거나 원고에서 잘 팔릴 만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 조심스럽게 “자비출판으로 진행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씀드린다. 거의 돌아오는 반응은 “비용을 내야 하는 건 좀 부담스러워서요”다.


물론 작가로서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10~20만 원도 아니고 백 단위가 넘어가는 비용을 선뜻 지불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출판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출간을 정말 해보고 싶다면 비용을 마련해서라도 자비출판을 한번 해보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돈 벌자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사실 돈도 안 된다) 책을 한 번 내보면 그 경험이 공부가 되고 ‘어떻게 하면 독자들도 좋아하는 책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스스로 깨달아서 하게 되기 때문이다.


작가라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내 원고는 내가 읽으려고
쓰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내 책이 잘 팔렸으면 좋겠고, 작가로서도 유명해지고 싶다면 독자들의 어떤 부분을 내가 건드려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위로든 공감이든 문장력이든 정보든 무엇이든 좋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예비 작가들에게 좀 더 구체적이고, 올바르고, 명확한 책 쓰기 가이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처럼 독자의 타깃과 책의 목적이 뚜렷하면 할수록 좋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반기획출판


다시 출판 방식 이야기로 돌아와서, 요즘 새롭게 ‘반기획출판’이라는 방식도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반기획출판을 하는 업체들은 ‘원고를 받아 보고 판매 가능성이 보이면 작가와 출판사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법이며 판매 증진을 위한 출간 후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해준다’고 한다.


말하자면 기획출판인데 작가도 약간의 제작비를 지불하는 방식인 셈이다. 보통 자비출판보다 작가의 부담 비용이 약간 적은 대신 인세 비율이 자비출판에 비해 20% 정도 낮아진다.


인세에 대해서는 ‘인세는 어떻게 받는가?’라는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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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에서 거절이 되었더라도 정말 간절하게 책을 한번 내보고 싶다면 자비출판이나 반기획출판 등을 진행해서라도 출간 경험을 한 번쯤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출간 경험이 있으면 이후에 다른 책을 계약하는 데 있어서도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고, 출간을 해봄으로써 내 책이 세상에 나오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으며 작가가 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몸소 겪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정해진 혹은 안전하다고 알려진 방법으로만 가려 하지 말고, 여러 방법을 통해서 내 책을 세상에 한번 발표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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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디터_정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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