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친해지는 법

by 너머



퇴사를 결심하고 나니, 맘에 걸리는 게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도 나의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한 불안이 나를 덮쳤다.


나는 불안도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다.

약물의 도움도 받고 있지만, 미래의 불투명함은 불안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번이 첫 퇴사도 아니고, 이미 꽤 여러 번의 퇴사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누구는 권고사직, 누구는 회사가 망해서 실업급여..

이런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기 때문에. 내가 과연 퇴사를 하고

이직을 얼마 만에 하게 될까?부터 시작해서

계속 크고 작은 문제들이 나를 괴롭힌다.


사실 지금 회사를 퇴사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다.

자율신경실조증을 겪으면서부터 몸이 너무 많이 망가진 게 느껴져서

일단 건강부터 되찾기 위해 퇴사를 하는 건데..

이렇게 불안도가 높은 상태에서 내 건강을 찾는다는 게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나 나름대로 불안을 잠재우려고 하는 여러 가지 행동들이 있는데

심호흡을 정말 크게 여러 번 하거나, 내가 지금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되뇌거나,

멀리 여행을 떠나서 잊어버리거나, 아이패드나 기록형식으로 남겨두는 것.

이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동안 퇴사하고 났을 때의 내 모습을 돌이켜보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느지막이 밥을 먹고. 밥 먹으면 졸리니 또 누워 자고.

눈뜨면 저녁이니 저녁을 챙겨 먹고 다시 잠을 자는.

정말 잠만 자거나, 무기력한 모습이거나. 항상 이랬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이 너무 아깝지만, 이번에는 퇴사하고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일단, 불안하면 나가려고 한다.

불안함은 말 그대로 감정인 거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에 따라

방향이 완전히 바뀐다고 생각한다.


잘 받아들이면 해결책을 찾거나, 혹은 방향성을 찾거나 이지만.

못 받아들이면 그냥 주야장천 걱정만 하는 거다. 해결하는 것도 없이.


그래서 이번에는 무조건 움직일 예정이다.

날이 더워도 어쩔 수 없고, 비가 와도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쉬운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내가 나를 잘 달래 가며 지내야 한다.


아직도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걸 잘하는지, 잘하고 싶어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등등

나 자신과 너무나도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일단 불안을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숨어있는 나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 보고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퇴사를 이야기하기까지 2주라는 시간이 남아있는데

여전히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번복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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