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말씀드리고 아직 기간이 남은 지금
퇴직서를 쓴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혼자 조급해져서 인사팀에 다녀왔다.
인사팀에서는 퇴직 절차에 대해 말씀해 주셨고, 왜 퇴사하는지를 물어보셨다.
인사팀 팀장님을 내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참된 팀장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씀드렸다.
나쁜 일 1이 있고, 나쁜 일 2도 있었고. 작년 말부터 고민했지만 변함이 없어서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하지만 퇴사하는 게 맘이 편하질 않다고 덧붙였다.
나의 할 일을 대신할 누군가가 생기겠지만, 그 사람이 내가 하던 업무를 다 해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어디까지나 그건 나의 걱정일 뿐이라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내 길로 가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흔들리는 상황이긴 하지만, 나 하나 빠진다고 해서 회사가 휘청이는 거라면
진즉에 바뀌려고 했을 거라고. 그러니 퇴사하는 걸 걱정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인수인계 하고 가면 된다고..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다.
저 말은 우리 팀 헤드에게도 듣지 못한 말이다. 물론 내가 상황 설명을 하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아마 우리 팀 헤드였으면 이 정도로 힘든 줄 몰랐다.라고 얘기 할 확률이 몹시 높다.
힘든 걸 얘기해도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태도들이 모이다 보니 더더욱 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 나는, 이제 퇴사를 하면 무얼 하게 될까?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건 뭐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뭐지?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나'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고찰이 시작될 것 같다.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하고 싶은 거, 내 취향, 음식 선호도 등등 무엇 하나 명확하게 얘기할 수가 없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라는 인간이 무색무취의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아마 한동안은 나를 찾아가고 나랑 대화하는 시간이 제일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다시 취업을 하게 되거나,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됐을 때는
저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걸 좋아합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리고 자꾸만 찾아오는 불안을 애써 외면하지 않고,
평생 잘 지낼 수 있게 흑마법사처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면 더 좋을 것 같다.
나의 작은 바람이 실현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