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부작용이 불안할 정도로 내가 불안증세가 심하다는 데 참고 먹으라고만 하는 게 의사가 할 소린가'
'약 먹는 데 더 힘들다. 내가 스스로 이겨 낼 수 있어'
뭐 대충 이런 생각들이 나를 휘감았다. 나는 멀쩡한 의사선생님을 악마화 하고 괜히 부정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대지 않는 글들만 간혹 들여나보면서 내가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았다.
"정신과 약은 한 번 먹으면 끊을 수가 없어요"
"정신과 약 먹다가 우울증이 더 심해 졌어요"
"정신과 약 먹다가 정신분열 온대요"
"정신과 의사들은 그냥 약만 처방해 주면 끝입니다. 환자가 어떤 부작용을 겪는 신경안써요"
"약 한 번 손대면 점점 강한 약으로 잡아야 합니다. 애초에 손대지 마세요"
등등 인터넷에 익명으로 작성된 후기들만 꼼꼼히 챙겨봤다. 오랫동안 정신의학을 연구해 온 전문가는 돌팔이 취급하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주어담기 바빴다. 지금생각하면 참이나 어리석은 짓이었다.
나 스스로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 병원을 찾은 것이 었는 데 여전히 의사를 믿을 수 없었고, 약을 먹는 것이 힘들었다. 나는 감기에 라도 걸려서 내과에 가면 의사말을 잘 듣는다. 각종 항생제, 진통제 등은 아무 생각없이 잘챙겨먹고 의심하지 않는 데 왜이리도 정신과는 무서웠는 지 모른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존재하는 데 꼭 정신과 약은 나를 좌지우지 하며 망가뜨려 놓을 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 말대로 난 불안을 잠재주려 약을 먹어야 하는 데 그 약 자체가 무서워서 치료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내 병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니 불안은 점점 더 몸을 불려 갔고, 일상은 암흑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