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타야 서점의 최고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 두번째 이야기
지난 글에서 츠타야 서점의 성공 비결, '제안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츠타야 서점의 두 번째 성공 비결, '아웃사이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노베이션은 언제나 아웃사이더가 일으킨다. 따라서 비즈니스 세계에 몸을 둔 사람은 아웃사이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업계흐름의 외부에 존재하는 일반 고객의 입장에 서서 자신들이 하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만약 츠타야 서점이 다른 서점들처럼 경영, 자기계발, 소설, 실용 등 분야별로 책을 진열하고, 단순히 책을 파는 곳으로만 운영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츠타야 서점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설계할 때 건물과 건물의 거리, 그곳에 비쳐 드는 햇살과 그늘의 조화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고객의 입장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츠타야 서점은 심야까지 운영하는 영업 실태가 흔하지 않았을 당시에도 '소비자가 심야에도 영상이나 음악 소프트웨어, 또는 서적 등을 구입하거나 빌릴 수 있으면 정말 편하겠다'는 생각에서 심야 영업을 시도했다. 사람들 눈엔 참말로 유별난 곳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유별난 츠타야 서점을 점점 더 많이 찾기 시작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기왕이면 좀 더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에서 책을 보고 싶고, 늦은 시간에도 언제든 책을 보러 갈 수 있는 서점이 더 편리하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현장, 즉 고객이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에서, 고객의 입장에 서서 정말로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힘 있는 기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은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지만, 내가 따르던 직장 상사분은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했다. 내가 보아도 그녀는 아웃사이더였다. 회사에 적응을 잘 못한다는 뜻의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누가 뭐라하든 자기가 생각하는 옳은 길로 나아가는 멋진 아웃사이더였다.
그녀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굳이 만들어 몸을 고생시키는 타입이었다. 한 번은 우리 서비스(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리기 위해 직접 학교에 찾아가 학생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30도가 넘는 한 여름에 학생들에게 나눠줄 간식 한박스와 갖가지 홍보 물품들을 챙겨 강남에서 경인지역까지 운전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학교에 찾아갔다. 그녀는 학교에 도착하면 늘 양손에 무거운 박스들을 챙겨들고, 내 짐을 최대한 덜어주려 했다.
학교에서 이벤트를 하다가 우리 서비스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면 그녀는 곧바로 개발자들과 함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고쳐나갔다. 또한 선생님들의 요청 사항을 회사 내부에 빠짐없이 공유했다.
사실 이 프로젝트가 인력 투자 대비 더 큰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고 정량적으로 검증하거나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우리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했던 그 어떤 홍보 활동보다 나 자신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프로젝트였다고. 내가 이 프로젝트를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고객이 있는 장소(학교)에서 고객의 입장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없었을 것이며 학생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 때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을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건 어쩌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진짜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 나가서 현장의 소리를 듣는 건 귀찮고 피곤한 일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모든 이노베이션은 귀찮고 피곤한 일에서부터 비롯된다. 다른 서점들처럼 분야별로만 책을 진열하면 훨씬 쉽겠지만, 츠타야 서점은 굳이 '예술적 측면에서 마법의 도시 프라하를 안내하자'라는 식으로 고객의 가슴을 파고들 수 있는 제안을 몇 가지 생각해 내고 그 주제에 맞는 서적이나 잡지를 진열한다. 고도의 편집 작업을 필요로 하는 귀찮고 피곤한 일을 해주는 츠타야 서점 덕분에 고객들은 자신의 흥미와 욕구를 세밀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노베이션은 언제나 '귀찮고 피곤한 일을 만들어내는 아웃사이더'가 일으키는 법이다.
mail: edityo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