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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수진 Mar 10. 2019

왜 저래?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과 행동하기]   


작가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과 행동하기]


나는 개그맨 유세윤씨와 비슷한 피가 흐르는 것 같습니다. 무슨말인고하니 얼마 전,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유세윤씨가 출연했는데요. 개그맨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영상 디렉터, 작가 등 7개나 되는 직업을 가진 그는, 본인의 창의력이 '왜 저래'에서 비롯된다고 말했습니다.


누군가 생각지 못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쟤 왜 저래?'라며 혀를 끌끌 차잖아요. 바로 거기서 창의력이 출발한다는 거예요. 나는 여기서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바로 '왜 저래'였구나!


'왜 저래'라는 말은 나를 춤추게 했습니다. 모두가 피구공을 피해 도망다닐 때 총대를 메고 앞에 서거나, 뜬금없이 <슈퍼스타K>에 나가겠다고 전화 오디션을 보는 거예요. 그러면 친구들은 뒤에서 '유수진 또 왜 저러냐'하며 수군거렸죠. 그러니까 '왜 저래'는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할 때 튀어나왔어요. 나는 그 말이 듣고 싶어 머릿속을 열심히 굴렸습니다. 또 어떤 장난을 쳐볼까, 하고 주위상황을 살피는 개구장이처럼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공감'이 가장 중요하지만, ‘왜 저래’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독특한 요소가 반드시 필요해요. 배달의민족에서는 매년 음식을 주제로 한 짧은 시를 응모하는 '배민신춘문예'를 개최하는데요. 심사기준은 딱 두 개, '풋!' 하고 웃기거나 '아~' 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나는 이것이 글을 쓸 때 기억해두면 좋을 명확한 가이드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글을 쓰겠다고 펜을 뽑았으면,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놀라게 하거나, 둘 중의 하나라도 해야지 않겠습니까.


어린 아이들을 보면 도대체 왜 저럴까 싶잖아요. 나는 바로 그 아이의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글을 쓰고 싶어요. 어이없지만 실실 웃음이 나고, 혼구녕을 내고 싶다가도 사르르 마음이 녹는 그런 글을요. 그러니까 당신이 속으로 참고 있는 그 말을 뱉어도 좋아요.


유수진, 왜 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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