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읽기]
작가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리뷰 읽기]
책이 출간된 지 약 일주일 정도 지나니 인터넷 서점이나 SNS, 커뮤니티 곳곳에 리뷰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새로운 리뷰가 올라왔는지 체크하는 것이죠. 아직 많은 리뷰는 아니지만 리뷰를 올려주신 분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아껴두었던 책처럼 소중히 읽고 있습니다.
리뷰를 보며 알게된 점은 많은 분들이 '후회'와 관련된 글인 '머리카락 자르길 참 잘했다고, 믿어' 파트에 공감을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담당 편집자님과 논의할 때, 이 글이 특히 좋았다고 하셔서 좀 놀랬던 기억이 있는데 역시 공감의 끈은 어딘가 이어져있는 것 같아요.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내가 이미 선택한 것을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 수는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그것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어내면 될 테니까.
-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머리카락 자르길 참 잘했다고, 믿어' Part 중에서
호기롭게 글을 쓴 사람은 내가 맞지만 위와 같은 글을 쓴 후에도 후회라는 감정 앞에서 매번 넘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공감하신 이유도 비슷한 이유에서겠죠. 무릎이 성할 날이 없을 정도로 넘어져도 굳게 먹었던 저 마음은 어딘가 숨어있다가 슥- 하고 나타납니다. 나는 지금도 이미 선택했던 것들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은 어찌할 수 없는 복불복이지만 좋은 선택으로 만드는 건 어찌해볼 수 있는 노력에 달려있으니까요.
또, 많은 분들이 나와 같이 글을 씀으로써 생각의 무게를 덜고 싶어하시거나 실제로 실행에 옮기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늘 남에게 맞추느라 속마음 감추기 급급했던 당신에게' 라는 표지 문구는 나에게 꼭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의 마음이기도 했나봅니다. 남에게 맞추는 데 익숙해진 배려심 넘치는 사람들은 그만큼 상처를 받기도 쉬운 것 같아요. 상대방이 조금 더 편하고, 상대방이 조금 더 좋았으면 하는 마음에 집중하느라 자신의 마음을 놓쳐버리기 십상이니까요. 그럴 땐 답답한 마음을 다그치기보다는 차곡차곡 글을 써 내려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얻어터진 마음을 붙잡고 글을 쓰는 건 여느 노래 가사처럼 '아무리 힘껏 닫아도 열린 서랍' 같을 수 있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동안 삐죽 열린 서랍이 조금씩 닫히는 걸 이곳에 글을 쓰며 느꼈으니까요.
책을 출간할 때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한 것이 바로 리뷰였습니다. 아무에게나 쓴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이 정확히 누군가에게 가 닿아 답장을 받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리뷰를 읽는 일이라는 거, 이거 참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편한 친구와 대화한 것 같은 기분이 들으셨다는 글에 헤벌레 웃음이 나고, 연애 이야기가 없다는 날카로운 발견에는 뜨끔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리뷰든 달달하기만 합니다. 더 나은 다음 글을 쓰게 하는 영양제,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