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는 A/B테스트를 한다. A/B테스트란, 두 가지 시안 중 더 나은 것을 고르는 방법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앱 푸시를 발송할 때 메시지를 두 가지로 나누어서 보내거나 발송 시간을 다르게 보내는 것이다. 테스트에서 오후 12시보다 오후 6시에 발송할 때 전환율이 더 좋으면 다음번에는 발송 대상을 두 그룹으로 나누지 않고 모두 6시에 보내는 것이다.
A/B테스트는 개발 작업이 들어가기 전에 '개발을 할 정도로 힘을 들일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정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효과 측정 테스트 없이 바로 개발에 들어갔는데 효과가 변변치 않다면 비싼 개발 인력을 낭비한 셈이 되니까 말이다. 수동으로 작업하는 것이 조금 번거롭더라도, A/B테스트는 개발 인력과 예상치 못한 위험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회사가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것처럼, 내 인생의 CEO인 나는, 내 에너지를 최대한 더 좋은 곳에 쓰기 위해 애쓴다. 물론 인생은 마케팅처럼 테스트를 할 순 없지만, 큰 결정을 앞두면 내가 해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더 이득이 되는 선택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은 과거의 선택이다. 인생 선배분들께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전문가의 분석 자료도 찾아보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때는 테스트가 아니라 실전이었겠지만) 내 과거의 A/B테스트만큼 확실한 게 없다.
좋은 선택을 했을 때 느꼈던 전율과 나쁜 선택을 했을 때 느꼈던 좌절감. 나쁜 선택인 줄 알았는데 좋은 선택으로 바뀌었을 때의 희열과 좋은 선택인 줄 알았는데 나쁜 선택으로 바뀌었을 때의 허망감. 누군가의 이야기, 카더라 정보보다 내 몸으로 직접 느낀 것만큼 확실한 배움은 없다. 지난 경험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기억하고 현명하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다음에 얻을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어려운 결정 앞에 선 나는 기억을 더듬어본다. 그날의 내 선택이 나를 어디로 이끌어왔는지. 기억하자, 어제의 A/B테스트가 오늘의 개발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