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잉(재능 공유 플랫폼)에서 단 한 분을 위한 온라인 글쓰기 클래스를 진행했습니다. 첫 클래스에 단 한 분이 신청을 해주신 건데요.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문토에서 세 차례 겪어봤기 때문에 수강생을 모집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1) 글쓰기 클래스에 관심이 있을 만한 분들이 계시는 채널에 많은 홍보를 해야 하고, 2) 당연히 그 홍보는 다른 클래스와의 차별점을 두드러지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3) 수강생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을 만큼의 재능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게다가 유료 클래스이니 그만큼의 값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을 가치도 전달해야 합니다. 탈잉의 경우 가격은 튜터가 정합니다. 본인이 전달할 가치에 맞게 결정하면 됩니다. 이 부분이 제일 무섭습니다.
수강생을 모집하는 데 길면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탈잉에 오픈한 첫 클래스 모집 기간이 약 일주일 정도였기 때문에 신청이 들어오리라는 큰 기대는 없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한 분의 신청이 들어왔고, 최소 수강 인원을 세 명으로 설정해두었으나 첫 클래스인만큼 단 한 분이라도 클래스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화상회의서비스인 '줌(zoom)'을 이용해 링크를 전달해드리고, 꼬박 일주일 동안 수업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준비한 자료가 세 시간 분량에 맞을지가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약 40분간 각자 글을 쓰는 시간을 갖고, 이후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온라인에서는 그러한 시간을 갖기 어렵습니다. 세 시간 동안 거의 저 혼자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진행할 때와는 또 다른 시간 계산법이 필요한 거죠. 시뮬레이션을 거듭해보는 수밖에요.
걱정의 걱정을 안고, 단 한 명의 수강생과 화상에서 만나뵈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 브런치 글을 예전부터 읽고 계시던 독자님이셨어요. 반가운 마음에, 온라인으로 클래스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 너무 걱정이 된다고 하소연을 했더니 "저한테 연습 삼아 하세요~"라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셨습니다. 혹여 제 목소리가 안 들리진 않을까 싶어 의도적으로 더 또박또박 말하려 애쓰고(그럴수록 더 꼬였지만), 부족하지만 저의 재능을 하나라도 더 전해드리려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렸습니다.
"10분만 쉬었다 진행해도 될까요?"
아직 수업 전문성이 부족하고, 과하게 긴장한 탓에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 옆에 있던 침대에 바로 뻗었습니다. 저는 쉬는 시간 동안 음소거 처리를 했지만, 수강생 분은 음소거를 하지 않아 수강생 분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수강생의 아드님이 엄마의 방에 슬쩍 들어온 것 같았고 "방이 왜 이렇게 더워? 엄마, 선풍기 틀고 해~"라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치 엄마가 아들이 공부를 하는 동안 사과를 깎아 건네주는 것처럼, 아들은 엄마가 조금이나마 편하게 글쓰기 수업을 듣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던 거죠. 화상 너머로 그 목소리를 들으니 왠지 모르게 10분의 쉬는 시간이 끝나면, 더 좋은 클래스를 전해드려야겠다는 다짐이 들었습니다. 아, 이건 단 한 분을 위한 클래스가 아니었구나. 방문 밖 거실에 내 클래스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가족들이 있듯이, 저 화상 너머에 또 다른 가족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클래스였구나.
저녁 7시에 시작해 밤 10시에 다다랐을 무렵, 저는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습니다. 문토에서도 첫 모임을 마친 날엔 늘 녹초가 된 상태로 합정에서 안양까지 거의 기어가다시피 집에 가는데요. 아무리 연습하고 연습해도 '처음'은 늘 최고조의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준비한 내용을 다 마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수강생 분께서 해주신 한 마디 덕분에 모든 피로가 가셨지만요.
"클래스 듣고 나니까 글을 써볼 용기가 나는 것 같아요"
제 브런치를 읽고 계시는 독자님이셔서 아마 이 글을 읽으실 수도 있을 텐데요. 제가 언제 또 단 한 분을 위한 클래스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잊지 못할 감사한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을 거예요. 별 것 아닌 일상이 글감이 되고, 그 글감이 에세이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어서 코로나가 끝나 화상 밖에서 만나뵙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