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던 헬스장을 치즈볼로 살린 남자, 핏블리

by 유수진

코로나로 인해 헬스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실내에서 여러 사람이 같이 땀을 흘리는 곳이다 보니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헬스장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는 문석기 님도 4개 지점을 운영하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작년에 결국 4개 지점을 모두 폐쇄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월세 4,000만 원과 직원들의 월급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점점 더 격상해갔다.


아무도 없는 헬스장에서 그가 집어 든 건 치즈볼과 카메라였다. 가만히만 있을 수 없었던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치즈볼을 먹는 먹방을 찍었고, 이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가 200만이 넘었다.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는 헬스 트레이너와 다이어트의 적인 치즈볼의 조합은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기발한 발상이었다.


유튜브 '핏블리' 채널

위기는 사람을 점점 더 모서리로 몰아세우고 더 이상 어디로도 가지 못하게 숨통을 조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서 항복을 외친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모서리 벽을 타고 올라가 새로운 곳으로 뛰어넘는다. 유튜버 핏블리로서 자신의 길을 새롭게 개척한 문석기 님처럼 말이다. 요즘 그는 직접 연예인, 직장인, 운동선수 등 여러 사람들을 찾아가 몸을 분석해주고 효과적인 운동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나 역시 그가 알려주는 라운드 숄더 운동법으로 휜 어깨를 교정하는 데 톡톡한 효과를 보았고, 단순히 운동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개그맨 뺨치게 재미있는 그의 센스 덕분에 콘텐츠를 즐겁게 감상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는 엄청난 위기다. 헬스장 4개 지점을 폐쇄해야 하는 상황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불안하고 절망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위기 속에서 치즈볼을 선택했다. 만약 이러한 위기가 있기 전에 유튜버로 데뷔를 했더라도, 헬스 트레이너가 알려주는 운동법처럼 흔한 콘텐츠만 다루었을 가능성이 높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태어나 단 한 번도 먹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음식을 먹을 만큼 '안 하던 행동'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쭉 해왔던 방식으로는 위기를 이겨낼 수 없으니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발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요즘 세상은 코로나와 같은 큰 위기뿐만 아니라 가만히 멈추어 있는 것 자체가 위기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나만 가만히 서 있는다면, 뒤로 걷는 것과도 같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내가 안 하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고, 내가 안 할 만한 일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치즈볼이었던 것처럼.


많은 성공한 사람에게는 독자적인 발상과 생각이 있다. 종종 이런 발상과 생각이 비상식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비상식과 독자성이야말로 새로운 무언가를 깨닫고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 고토 하야토, <나는 아침마다 삶의 감각을 깨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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