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에 대한 역사적 옳고 그름의 판단은 차치하고라도, 이제는 ‘특수전사령부(이하 특전사)’라는 명칭과 작별을 고할 때가 도래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든다.
특전사 역사를 비교적 오랫동안 연구해 온 아마추어 군사사가 관점에서, 특전사가 창설되는 현실적인 동력은 당시 주한미군사고문단, 정확히 이야기하면 임시편성된 주한 미 합동군사원조고문단(PROVMAG-K)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특전사의 전신인 제1 전투단의 창설과정을 보면 최초 창설요원들이 미측의 도움을 받아 오키나와에서 공수훈련을 받았던 기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늘날로 치면 미 특수작전부대가 우방국에 무상으로 군사원조를 지원하면서 해당 국가가 스스로 치안과 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해외내부방어(FID, Foreign Internal Defense)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제1 전투단이 창설된 1958년 당시 미 육군 특수부대 양성/교육기관의 명칭은 특수전센터/학교(Special Warfare Center and School)이었기 때문에, 우리도 그 개념을 그대로 부대명칭에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1 전투단의 창설근거가 되는 1959년 4월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육군특수전부대령’에도 동일하게 ‘특수전’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이후 1969년, 특전사가 오늘날의 지휘체제로 증편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창설 당시에는 대북심리전을 담당하는 대적선전대대도 특수전사령부 예하에 존재했기 때문에 어쩌면 당시에는 미군의 특수전개념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부대명칭의 기원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오늘날까지도 ‘특수전’이라는 부대명칭을 그대로 사용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특전사와 비슷한 조직인 미 육군의 특수작전을 담당하는 부대는 미 육군 특수작전사령부(USASOC, US Army Special Operations Command)를 사용하고 있고, 교육을 담당하는 미 JFK특수전센터/학교 그리고 미 해군특수부대를 제외한 나머지 부대들도 모두 부대명칭에 ‘특수작전(Special Operations)’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특수전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전(warfare)과 작전(operation)은 학술적으로도 분명히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나의 문제의식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과연 오늘날 한국 특전사는 ‘전(warfare)’의 개념에 부합한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고 있는가? 특수전과 특수작전에 대한 개념적인 구분을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가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과감히 ‘특수전’이라는 부대명칭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 정체성이라는 것은 이러한 언어와 개념을 올바르게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공수부대’라는 명칭과도 과감히 작별해야 한다. 이것은 특수작전부대만 수행하는 고유 임무가 아니며, 1958년 당시에는 몰라도 오늘날에는 전혀 ‘특별한’ 작전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