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작전부대의 정체성 위기

by Ed

최근 미 특수작전 커뮤니티에서 ‘정체성 논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제3자의 관점에서 이는 단순한 학술적 논의가 아니라 조직의 존재 이유를 묻는 문제로 보인다. 아래 링크된 글의 저자는 미 특수작전 커뮤니티가 ‘정체성 위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그 근원은 국가전략 전환기에 따른 방향성 혼란, 공론의 장 부재, 그리고 세대 간 인식 차이에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특수작전부대가 인공지능, 로봇, 사이버 능력, 신속한 Direct Action 등 기술집약적 모델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이 자칫 전통적으로 특수작전부대의 강점이었던 ‘인간영역(human domain)’ 작전수행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https://www.swcs.mil/Special-Warfare-Journal/Article/4307425/who-we-are-what-we-do-framing-the-special-forces-identity-debate/?fbclid=IwRlRTSAPftuBleHRuA2FlbQIxMQBzcnRjBmFwcF9pZAo2NjI4NTY4Mzc5AAEeHuwZfPzvq9AjnrkvK2zmTUxaWDgJ85Styf4MouS7cYzyIbyvyTjfcN9gkmg_aem_jA1R2UtzxUNV8dB6CnnO1Q


이 논지는 내가 수년 전부터 내부 학술지나 정책보고서에서 제기해 왔던 ‘미래 특수작전’의 본질에 대한 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오늘날 정찰위성, 실시간 ISR, 장거리 정밀타격, 인공지능 기반 타겟팅, 드론이 결합된 작전환경에서는 과거 특수작전부대가 수행하던 침투, 특수정찰, 표적식별, 타격 임무가 더 이상 ‘특수한’ 작전활동이라 보기 어렵게 되었다. 한때 고도로 훈련된 인간의 신체능력과 용기, 숙련된 기술로만 가능했던 임무들이 이제는 과학기술로 대체되고 있으며, 심지어 일반 전투부대 수준에서도 구현 가능한 능력이 되었다.


결국 특수작전부대의 진정한 ‘특수성’의 본질은 인간, 사회, 문화, 정보, 심리 영역과 같은 비물리적 영역에 ‘진입’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첨단 과학기술이 아닌 인간영역이야말로 특수작전부대가 지녀야 할 지속가능한 비교우위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글에서 경고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정의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정의할 것이다 (If we do not define ourselves, others will)라는 문장은 오늘날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특수작전 커뮤니티에도 큰 울림을 준다.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역할은 결국 타인, 즉 비전문가들이 정한 과업목록 안으로 축소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남는다. 한국 특수작전부대는 미래전장에서 어떠한 ‘대체불가’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가? 이제는 한국 특수작전 커뮤니티가 그 질문에 답할 차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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