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첩보작전

12월 25일

by 이도

이맘때 영빈과 매년 꼭 하는 일은 같이 사진을 찍는 일이다.

평소에 영빈이 찍어주는 나의 사진은 굉장히 많고 내가 찍어주는 영빈의 사진도 조금 있지만 같이 찍는 사진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일 년에 한 번은 네 컷 사진 자판기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다.


올해는 영빈과 보내는 세 번째 연말. 찍자고 말은 하면서 계속 미뤘던 이유는 감자와 같이 세 식구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까지 온 오늘을 디데이로 정했다.

이동장에 넣고 담요로 꽁꽁 싸맨 뒤 사진 자판기가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와 시끄러운 음악소리. 무조건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이었다.

내가 재빨리 코스를 선택하고 돈을 넣는 동안 영빈이 이동장에서 감자를 꺼냈다. 10초에 한 컷씩 사진이 찍히기 시작했다.


등만 찍힌 첫 컷. 어색한 웃음 두 번째 컷. 한결 자연스러워진 세 번째 컷. 마지막 감자를 보는 설정 컷.

영빈은 바로 감자를 이동장에 넣고 차로 달렸고 나는 인쇄되는 사진을 기다렸다가 차로 달렸다.


2019, 2020 사진 옆에 2021 사진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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