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일기
올해 면허증 갱신을 했다. 그리고 운전을 시작했다. 10년 동안 작고 작은 사고와 손에 꼽을 수 있을만한 운전경험. 새로 받은 면허와 함께 도로 위에서의 시간을 시작한다. 이번이 마지막 시작이 되길.
내가 사는 동네는 오래된 집과 골목이 많다. 대부분 주차구역이 없이 지어진 집들. 우리 집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주차는 늘 전쟁이다. 1층에 있는 가게들이 문을 닫고 도로가에 주차단속이 멈추는 시간 전까지는 골목 안 구석구석 차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렇게 골목길은 더 좁아지고 고양이, 사람, 자동차가 좁은 골목에서 순서대로 갈길을 간다.
운전을 시작하고 가장 긴장되었던 순간이 차를 가지고 큰 도로 진입하는 일이었다. 일단 도로로 나오면 옆 차를 긁을 확률이 확 줄어들지 않는가. 골목 양 옆에 자유롭게 주차된 차들을 피해 눈 앞에 큰 도로가 보인다면 반은 성공. 마지막 관문은 오른쪽 인도에 사람을 확인하는 일과 왼쪽에서 직진하며 내 앞으로 지나가는 차들을 확인하고 가끔은 뒤차의 클락션 압박을 버티며 안전한 타이밍에 차도로 진입하는 것이다.
많은 일들에서 그렇겠지만 이 '타이밍'을 맞추는 일은, 좋고 나쁜 타이밍의 순간을 경험하면서 몸으로 익혀나가야 한다. 온전히 좋거나 온전히 나쁜 타이밍 사이, 적당한 타이밍을 만들면 나의 목적지로 향할 수 있다. 하지만 두려움에 적당한 타이밍을 놓치더라도 괜찮다. 조금 기다리면 다시 잡을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다만, 뒤에 따라오는 차가 있다면 두 번째 순간은 꼭 잡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