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어릴 때(한… 20대까지)는 기념을 깜빡했다던가 잊어버린다는 말을 들을 때면
‘쳇, 얼마나 정신없이 바쁘면 일 년에 몇 번 없는 날도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단 말이야. 그냥 쿨 한 어른으로 보이고 싶어서 모른 척하는 거 아냐?’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바쁘지 않아 몸도 정신도 여유로운 하루를 보낸 뒤 영빈을 만났는데, 거래처에서 받았다며 내게 초코봉지를 건네주었다.
“오~ 맛있는 거네.” 냉큼 받아먹는데 예상치 못한 대답.
“오늘 밸런타인이라서 줬나 봐.”
그러고 보니 편의점 앞에 뭔가 많이 나와 있었고, 라디오에서 ‘의리 초코’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상술만 남은 달력 속 기념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온 세상이 티를 내고 있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했다.
친구들과 초코를 만들던 시간은 다 지나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