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겨울에는 옷이 어쩜 그리 많은지 집에 들어가서 옷 벗는데만 한참이다. 외투 안에 목도리 안에 카디건 안에 맨투맨 안에 히트텍까지. 다음날 아침이면 역순으로 입어야 하는데 매일매일 정리하기도 번거롭다. 그래서 나와 영빈은 창고로 쓰는 작은 방에 그 모든 허물을 그대로 벗어 놓는다.
옷 무더기만 놓고 봤을 때는 이 집에 두 명이 사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산처럼 쌓여 있는데 신기한 건 아침이 되면 천 한 조각 없이 깨끗한 바닥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