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갑자기 약속이 취소되는 일이 부쩍 많이 생긴다. 확진자 급증으로 접촉자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격리 기준이 완화되어서 마스크를 하고 있으면 사회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적인 만남에는 더 조심하게 되었다.
약속 한 시간 전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옆자리 직장동료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친구는 자가 키트 음성이라 출근했다고.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며 만남을 미뤘다.
‘오예~ 집에 간다.’
여기까지 써놓고 고민에 빠진 나는 외향인 E인 영빈에게 물었다
“이거 읽고 사람들이 오해할까?”
“뭐를”
“아니, 친구 못 보는 걸 좋다고 하는 게…”
“그게 왜”
“근데 요즘 내 글이 재미없는 것 같지 않아?”
“갑자기 주제가 왜 그리로 가. 아니야”
“그렇지?”
“영빈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읽어 줘.”
“…”
“이렇게 써 놓으니까 성향 차이 드러나는 거 같지?”
“제발, 이제 그만 끝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