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화장실 안 휴지걸이 위치가 애매해 휴지를 걸이 위에 놓고 쓰고 있는데 가끔 휴지심 안에 휴지가 들어있곤 했다.
“영빈, 휴지 심 안에 꼽아 놓는 거 쓴 거야? 새 거야”
“아 그거 썼던 거.”
“왜 꼽아 놓는 거야 한 번 더 쓰려고?”
“…”
“휴지통도 바로 앞에 있잖아.”
“그렇게 물어보니까 나도 궁금한 게 있는데 가끔 변기 위에 두는 화장 지운 솜 말이야. 그건 왜 그래”
“어? 그거.”
“나도 볼 때마다 궁금했거든. 한 번 더 쓰는 건지, 언제 버릴 건지.”
영빈의 역공에 나는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영빈의 마음이었는데, 이미 내 안에 있었다.
“그래, 지금까지 것은 퉁치고 앞으로 서로 신경 쓰자.”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