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초여름 놀기 좋은 날씨는 다 지났다 곧 장마라는데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까나.
"오늘 어디 갈까? 덥기 전 오전 중에 나가자."
"이번 달 내내 내가 생각했던 것 같은데."
우리는 취향이나 좋아하는 게 전혀 달라서 목적지를 돌아가면서 정한다. 영빈은 맨날 산과 들로 나는 항상 바다와 쾌적한 실내로 가고 싶어 한다. 장소를 정하는 것도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기에 내가 정하는 날은 좋아하는 곳에 가서 좋고 영빈이 정하는 날은 귀찮지 않아서 좋다. 그렇데 6월은 내 일정이 많아서 주로 영빈이 정했다. 밑천이 드러날 때도 되었다.
"이렇게 습하고 더운 날은 실내로 가던지 시골로 가던지 둘 중 하난데. 아트페어 갈래? 아니면 얼음골?"
"흐음…"
"내가 몇 개 말했으니까 이제 당신 차례."
예외는 있다. 제안을 거부할 수 있지만 두 번 거부했으면 제안을 해야 한다.
"흐음… 아트페어?"
"싫으면 장소를 대시오."
"일단 나가자."
구불구불 몇 개의 산을 넘으면서 빗방울이 떨어지다 그치길 반복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계곡으로 가는 길. 오랜 가뭄에 바닥이 보일 정도로 잔잔한 시냇물이 이어지던 그때. 갑자기 나타난 너른 바위들 사이 커다란 웅덩이. 이미 몇몇은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한 구석에 돗자리를 펴고 발을 담갔다. 소금기 없는 맹물은 바다와 다른 매력이 있었다. 한쪽에는 보트를 타고 다른 다른 한쪽에는 물고기를 잡는데 빈손으로 온 우리는 발만 첨벙거렸다.
"계곡 올 거면 말해주지 뭐라도 챙기게."
"혹시 몰라서. 비도 오고. 오늘은 답사. 장마 지나고 나면 물도 훨씬 깊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