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시간이 어중간한 일요일 오후. 월요일은 생각하면 너무 먼 곳은 부담스러우니까 영빈이 정한 장소는 남계서원. 함양이라는 낯설고 조용한 동네에 있다.
해설사님과 만남은 우연이었다. 역사와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영빈과 그가 반가운 해설사님이 한참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건물이나 비석이 있던 흔적인 줄 알았던 주춧돌 같은 돌이 제단이라고 했다. 살아있는 동물을 올려놓고 죽이고 그 피가 제단을 흘러 마당에 흐른다. 숨이 넘어간 직후 그대로 제사를 지냈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놀라서 서로의 눈만 쳐다봤다. 그 모습을 본 해설사님.
“뭘 그렇게 놀라요. 더 옛날에는 사람을 바치고 그랬잖아요. 특히 여성 아니, 처녀를 바쳐서 노여움을 달래는 이야기 흔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생각해보니 그렇다. 희생이라는 말로 죽음을 방관하거나 부추겼던 시절. 피해자 다수인 여성은 역사에 나이나 결혼 유무만으로 구분될 뿐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