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곧 집에서 나가겠다 싶은 타이밍이면 에어컨을 껐다. 왜냐하면 곧 나가니까. 문제는 나가려고 하면 잊어버리고 있던 일이 생각난다. 쓰레기통 비우기나 감자 화장실 청소 같은 일 말이다. 그러다 보면 뽀송뽀송하던 몸에서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내 의견은 어차피 나가면 땀나는 게 당연한 날씨인데 5분쯤 미리 끄는 게 어때서였다. 반면 영빈은 5분 더 튼다고 전기세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특히 나가기 직전에 더 움직이니까 최대한 시원하게 있자고 했다. 눈치 보는 에어컨과 구경하는 감자. 영빈이 삐지면 숟가락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을 세상 어떤 국자로도 못 막는다. 내가 질 수밖에.
"합의해! 집에서 나가기 전까지는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에어컨을 끄지 않겠다고."
"그래 그래 알겠어."